가계부채의 취약고리로 꼽히는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가 460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사업 용도가 아니라 생활 자금이나 주택 마련을 위해 빌린 돈이 35%를 웃돌았다.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금리까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커져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27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는 464조5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9월보다 12.8% 늘어난 수치다. 자영업자 대출자는 총 141만명이었다.

이 중 사업체 운영을 위한 사업자대출이 300조5000억원, 생활자금 목적으로 빌린 가계대출이 164조원이었다. 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차주의 대출 규모는 390조원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84%를 차지했다.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자영업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사업자대출 증가세를 웃돌았다. 한은은 “영세 사업장 비중이 높은 업종인 데다 담보물건도 충분치 않아 보유주택 등을 담보로 가계대출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