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당초 예상과 달리 압도적으로 가결됐다. 반대한 의원은 56명에 그쳤다. 새누리당에서 나온 찬성표가 62표로 반대표보다 많았다. 새누리당 의석의 절반에 가깝다. 비박(비박근혜)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를 중심으로 비박계가 뭉쳤고, ‘촛불 민심’의 영향으로 중립 성향 의원들마저 탄핵으로 기운 것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에서 대통령 탄핵을 마지막까지 반대해 온 주류 친박(친박근혜)계만 반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친박에서 기대했던 박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뜻을 대놓고 밝히지 못하는 숨은 지지층인 ‘샤이(shy) 박근혜’표는 없었다. 당내에서는 “더 이상 친박을 ‘주류’라고 부를 수 없게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반면 탄핵에 찬성한 국회의원은 예상치를 뛰어넘는 234명이었다. 당초 210~220표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치보다 높았다. 찬성표 234표(78%)는 탄핵에 찬성하는 여론(80%)과 거의 일치한다. 새누리당 친박계와 중도파가 대거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친박계의 대표 격인 최경환 의원은 유일하게 투표에 불참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탄핵에 반대한 의원과 기권·무효표를 던진 의원까지 총 66명이 범친박으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초 70~80명으로 추정된 친박계 의원 수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비박계의 당 혁신 요구가 더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