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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팀 리포트] "서울 명문대 체육학과 들어가려면 1억5000만원"

입력 2016-11-05 09:01:00 | 수정 2016-11-05 09:01:00 | 지면정보 2016-11-05 A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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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난 체육특기생 입시 비리

체대 신입생 5명 중 1명꼴 체육특기자 전형으로 선발

대학 선발자율권 보장에 교수·감독들이 합격 좌지우지
입시 비리 끊이지 않는 시스템

입학 미끼로 금품수수 관행 여전…서울 유명대학은 억대 '웃돈'
지방대도 5000만~7000만원대…역량 부족한 선수 '끼워넣기'도
정권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승마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기사 이미지 보기

정권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승마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비선 실세’ 최순실 씨(60)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입학을 둘러싼 ‘미스터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면접 특혜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 승마선수인 정씨는 6명을 선발한 2015학년도 이화여대 체육특기생 전형에서 6등으로 합격했다. 서류평가 결과 800점 만점에 350점을 받아 합격권 밖이었지만 200점 만점인 2차 면접평가에서 최고점인 192점을 받아 합격선을 넘었다.

정씨의 부정 입학 의혹이 갈수록 커지면서 국내 대학의 체육특기자 전형이 도마에 올랐다. 엘리트 체육인을 육성하고 한국 체육의 세계 위상을 높이고자 도입한 입시 제도가 부정 입학 통로로 변질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학, 특기생 선발 전권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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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은 매년 1만명이 넘는 체대 신입생을 뽑는다. 5명 가운데 1명꼴은 체육특기자 전형으로 선발한다. 2017학년도 입시에서 전체 체육특기자는 2072명(18.2%)에 이른다. 체육특기자 전형은 운동에 특별한 소질이 있는 학생을 발굴하기 위해 특례를 인정하는 제도다. 수학능력시험과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요시하는 일반 학생 전형과 달리 서류(체육대회 경기 실적)와 면접 결과가 주 전형자료로 활용된다.

대학마다 운동 종목, 평가방식 등 특기자 전형이 다르다. 교육부는 일반 전형과 달리 체육특기자 전형은 대학에 전권을 맡긴다. 구기종목이나 개인종목 등 운동 종목이 다양하다보니 대학에 선발 자율권을 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대학교수와 운동부 감독들이 사실상 학생 선발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곳이 많다. 체육특기자 입시 비리가 끊이지 않는 구조적인 원인과 맞물려 있다.

이화여대도 정씨가 고교생이던 2013년 체육특기자 입학 가능 종목에 승마를 포함시켜 최씨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씨가 대학 원서마감일 이후 획득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면접 평가에 반영된 사실에 대해서도 의심을 받고 있다. 다른 대학의 입학처 관계자는 “교육부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대가 학생선발에 전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학교 측이 정당한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하면 내밀한 절차상 비리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돈 주고 ‘끼워넣기’ 범죄 성행

대학이 특기자 전형 지망생에게 입학을 미끼로 금품을 받는 일도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져 있다.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선수가 ‘끼워넣기’ 수법으로 대학에 진학하기도 한다. 끼워넣기는 우수 선수가 입학하는 조건으로 역량이 부족한 선수를 대학이 함께 받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금품이 오간다.

대학별로 금액에 차이가 나지만 한 서울 유명 대학은 억대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야구 특기자 입시를 치른 김모씨(20)는 “졸업 후 교원 자격증이 나오는 서울 주요 사립대의 사범대 입학은 1억5000만원까지 요구한다”며 “지방대도 5000만~7000만원 정도 받는다”고 말했다.

우수 선수들은 ‘사전 스카우트’된다. 대학 감독들은 경쟁팀에 뺏길까 봐 대입 원서 접수 전에 이들 학생을 점찍어놓는다. 고교 감독과 얘기가 되면 해당 학생은 다른 곳에 원서를 쓰지 않는다. 현행 고등교육법시행령(제34조)은 ‘대입 특별전형은 공정한 경쟁에 의해 공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규정, 사실상 사전 스카우트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선 잘 작동되지 않는다. 고교 관계자는 “어지간한 고교 에이스 선수들은 3학년이 되기 전에 진학할 대학이 정해진다”며 “특히 축구 야구 등 단체 종목에서 심하다”고 말했다. 김대희 한국스포츠개발원 연구원은 “고교 감독이 우수 선수를 특정 대학에 보내겠다며 역량이 부족한 선수를 같이 넣어달라고 대학에 청탁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체육특기자 입시 보완해야”

중·고교 체육특기자에 대한 허술한 관리도 대학 입시 비리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체육협회가 선수의 운동대회 출전이나 훈련을 요청하는 공문을 학교에 보내면 해당 학교는 체육특기자에게 ‘공결’(출석하지 않았지만 출석으로 인정해주는 것) 처리를 해준다. 학생은 수업보충 계획을 제출해야 하지만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정씨도 청담고 재학 시절 승마협회가 요청한 훈련이나 대회에 실제로 참가했는지, 제출한 수업보충 계획이 실행됐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체육특기자들이 중·고교 때부터 학과 공부를 어느 정도 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선수들은 중·고교 때 공부보다 운동에 전념하는 경우가 많다. 중간에 다른 길을 찾으려 해도 운동 외의 진로를 찾지 못해 입시 비리 유혹에 빠지게 된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수능 점수와 학교생활기록부 비중을 어느 정도 반영해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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