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소비…미국, 저물가 시대 끝나나
미국 중앙은행(Fed)의 최대 고민이던 저물가가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가 상승에 따라 Fed가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지난 9월 근원 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7% 상승했다. 이는 8월과 같은 수준으로 Fed의 관리목표치 2%를 밑도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소득과 소비지출이 증가하면서 향후 인플레이션율 상승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9월 개인소득은 한 달 전보다 0.3% 증가했고, 소비지출은 0.5% 늘어나 전망치(0.4%)를 넘어섰다.

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채권 금리에 이미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국채(10년물) 금리가 10월 한 달간 0.23%포인트 올라 연 1.83%까지 상승했다. 월간 상승폭으로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컸다. 기준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 단기물 금리도 지난달 0.085%포인트 상승해 연 0.84%까지 올랐다. 채권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뜻한다. 30년 장기물 금리는 같은 기간 0.25%포인트 오른 연 2.58%까지 솟구쳤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도 ‘초저물가’라는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0.5% 오르며 2014년 6월 이후 2년4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국은 조만간 인플레이션 관리목표치인 2%에 도달할 전망이다. 브렉시트(EU 탈퇴) 결정 이후 파운드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이 늘면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5%로 전망치(0.3%)를 웃돌았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