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27일 벡스코와 부산시청에서 열린 ‘2016 부산R&D 주간’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이 행사는 부산시와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BISTEP)이 지역의 연구개발(R&D) 도약을 위해 지난해부터 열고 있다. BISTEP 제공
지난 25~27일 벡스코와 부산시청에서 열린 ‘2016 부산R&D 주간’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이 행사는 부산시와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BISTEP)이 지역의 연구개발(R&D) 도약을 위해 지난해부터 열고 있다. BISTEP 제공
부산의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BISTEP)이 설립 1년이 지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속가능한 기술혁신 체계 구축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부산시 R&D정책 기획·평가·확산 및 R&D 투자 확대를 통한 효율적 관리·지원역할이 체계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부산의 미래비전은 ‘과학기술기반 문화융성도시’에 달려 있다는 판단에 따라 BISTEP은 지난해 7월14일 문을 열었다. 이에 맞춰 올해 역점사업도 ‘대형국책사업 유치’와 ‘부산시 서비스 R&D 활성화방안 수립’, ‘부산의 미래산업 및 미래기술 발굴’로 정했다.

BISTEP은 우선 지난해부터 부산시 신규 R&D사업 기획유치 활동을 펼쳐 국비 415억원을 확보했다. 이 덕택에 올해 부산시 국비 유치 규모는 지난해보다 12% 증가했다. 신산업창출 파워반도체 상용화사업과 클라우드 기술개발 및 실증사업 등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의 유치활동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총 4건, 7029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소관의 ‘신산업창출 파워반도체 상용화 사업’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삼고초려 끝에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한 이 사업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올해 예비타당성평가 중간결과를 발표하면서 경제성이 낮고 일부 연구개발과제가 불필요하다는 등 부정적 의견이 제시됐다. 하지만 BISTEP은 부산시 및 기획위원들과 함께 지속적인 설득작업과 대폭적인 기획수정을 통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민철구 BISTEP 원장은 “이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위해 부산시 산업통상국 및 산업부와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라며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신규 기업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BISTEP은 ‘서비스 R&D’를 부산 미래성장동력이자 미래 R&D 투자방향으로 지목하며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관광과 금융, 예술 등 기존 서비스를 고도화한 융복합 서비스 개발이나 서비스 신산업 창출 등을 위해서다. 기술개발 중심의 R&D뿐만 아니라 인문사회문화 측면의 연구개발도 포함하겠다는 의도다. BISTEP이 서비스 R&D를 부산 미래성장동력으로 제시한 배경에는 과학기술 도시를 지향하는 부산 비전과 현재 부산이 갖고 있는 문화, 관광 잠재력이 깔려 있다. 부산만의 새롭고 특화된 서비스 산업 영역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BISTEP은 부산의 서비스 R&D 활성화를 위해 서비스 R&D 활성화 기반 및 지원시스템 구축, 부산시 서비스 R&D 활성화 실행로드맵 수립연구를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부산 서비스R&D센터와 부산과학기술진흥위원회의 서비스R&D분과를 신설해 부산의 서비스R&D 거버넌스를 구축할 방침이다. BISTEP 관계자는 “영상콘텐츠, 관광마이스, 물류, 디자인, 금융 등 부산 유망 서비스 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신산업 창출을 위한 구체적 R&D 실행방안이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BISTEP은 ‘부산의 미래전략기술과 유망산업’ 연구에도 나섰다. 부산밀착형 유망기술을 선정해 과학기술중심도시로서 부산이 추진해야 할 R&D 과제와 전략적 미래산업 육성 방안을 도출하겠다는 것이다. 민 원장은 “부산은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의 원천을 과학기술에서 찾으려 한다”며 “미래의 메가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부산에 적합한 미래유망기술과 산업을 발굴해 지역 R&D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BISTEP은 공공연구기관의 부산 분원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부산엔 대학은 많지만 R&D를 수행할 공공연구기관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산을 받아도 R&D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구인력 기반 마련과 부산 R&D 역량 강화를 위해 국책연구기관 유치가 필수라는 것이다. BISTEP과 부산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포함해 총 4개의 공공연구기관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민 원장은 “내년에는 처음부터 BISTEP 주도로 대형 R&D 과제를 기획해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는 해가 될 것”이라며 “2018년 1400억원 규모 국비 지원 사업과 과제를 유치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