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기업 구조조정, 경제논리 따라 정부가 밑그림 갖고 추진해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26일 기업 구조조정을 경제논리에 따라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최근 지역본부를 방문해 조선, 자동차, 철강 등 주력산업 관계자들을 만났다”며 “업체들이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경영 합리화 노력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런 때일수록 정부가 산업별로 나아갈 방향의 밑그림을 갖고 업체들과 긴밀히 협의해 구조조정을 경제논리에 따라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전날 한은이 3분기 경제성장률을 0.7%로 발표한 데 대해 “만족스럽지 않지만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서 정부의 정책적 노력 등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3분기 성장률은 작년 4분기(0.7%)부터 네 분기째 0%대를 이어갔다. 한은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 등 돌발변수에도 정부 소비, 건설 투자 증가에 힘입어 경제가 선전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총재는 “한국 경제가 앞으로도 성장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기업 구조조정,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 건설경기 둔화 가능성,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을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경기 전망을 반영한 경기전망지수는 이달 80으로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그는 “한국 경제에 많은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지만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기실현적 기대(기대가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란 말이 의미하듯이 비관적 인식 자체가 기대를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