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에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가운데 개인 간(P2P) 대출을 이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돈을 빌리려는 쪽과 빌려주는 쪽을 연결하는 P2P 사이트를 이용하면 회사를 개별 투자자에게 홍보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P2P 대출 업체인 피플펀드는 서울 성수동과 경기 하남시 신세계 스타필드 등에서 수제맥주 전문점을 운영하는 ‘어메이징브루잉 컴퍼니’ 의뢰를 받아 19일부터 대출 투자자를 모집한다. 매장 확장 비용 2억원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이 업체는 은행에서 사업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지만 투자자에게 맥주 쿠폰을 주는 등 마케팅 이벤트를 하기 위해 P2P 대출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고소득 30~40대가 P2P 투자자의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마케팅 효과가 높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4월에는 모바일 모텔예약 플랫폼인 야놀자가 P2P 업체 8퍼센트를 통해 2086명의 개인으로부터 7억원을 대출받았다. 야놀자는 벤처투자를 받아 자금 여력이 있었지만 새로운 서비스 홍보를 위해 P2P 대출을 선택했다.

지난해에는 모바일 자동차 렌트업체 쏘카가 8퍼센트 중개로 13억원을 대출받았다. 연 4.5% 금리에 1년 만기로 587명의 자금을 받았고, 투자자에게 쏘카 무료 이용권을 제공했다.

8퍼센트 관계자는 “렌터카 무료 이용권을 사용하기 위해선 회원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회원을 수백명 늘리는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쏘카는 7월 대출금을 모두 상환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마케팅 목적으로 P2P를 찾는 기업도 있지만 금융권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경우도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