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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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혜원 기자 ] 직장인 박서원씨(32)는 내년 추석 부모님을 모시고 하와이에 갈 생각이다. 내년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월2일 하루만 연차를 내면 10일간 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부모님과 함께 하와이에서 유학 중인 남동생을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들떠 있다.

박씨는 황금 연휴에 금세 항공권이 동이 날 수 있다는 걱정이 들어 미리 항공권을 구하려고 알아보고 있다. 그는 "국내 항공사들은 왕복 운임이 200만원이 훌쩍 넘는다. 연휴 기간 항공권은 시간이 지나도 값이 떨어질 일이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는 현지 항공사 티켓 판매 개시일이 얼마 안 남아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30대 초반 직장인 박미연씨(가명)는 내년 추석 연휴기간 30만원대 세부행 티켓을 끊었다. 항공사 홈페이지를 둘러보던 중 1석만 남았다는 문구에 부랴부랴 결제했다. 박씨는 "지난 추석에 지인은 세부행 항공권 구매에 거의 100만원을 썼다고 들었다"며 "성수기를 감안하면 싼 가격에 구매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내년 추석 '최대 10일 연휴'…벌써부터 항공권 예매중
내년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일찌감치 연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과 공휴일이 겹치면서 하루만 휴가를 내면 최장 10일을 쉴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추석 연휴는 원래 10월 3~5일(화∼목요일)이지만 6일(금요일)이 개천절 대체 공휴일이다. 주말인 7∼8일을 보낸 후 다음 주 월요일인 9일은 한글날로 역시 휴일이다.

때문에 긴 연휴를 앞두고 1년여 전부터 해외 항공권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연휴 기간 항공권은 수요가 높아 가격 변동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내년 추석처럼 장기간 연휴가 예정될 경우 일정이 다가올수록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및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는 지난 4일부터, 에어부산은 지난 11일부터 내년 추석 연휴 기간의 항공권 판매를 개시했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4일부터 항공권(2017년 9월30일 기준)을 판매할 예정이다.

긴 연휴가 예상돼 내년 추석 연휴 기간 항공권을 이미 구매한 사람도 여럿이다. 온라인이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상의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는 내년 추석 항공권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글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부분은 항공권을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과 기간을 묻는 글이다.

이에 대해 항공업계에서는 "항공권이 동 나기 전 하루라도 빨리 사는게 낫다"고 조언한다. 한 대형 항공사 관계자는 "통상 연휴 기간에는 특가 항공권이 잘 나오지 않는다"며 "비싼 가격에도 많은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항공사 입장에서는 가격을 낮출 유인이 없다. 오히려 일정이 가까워질수록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추석 연휴 기간 특히 미국·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예약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틀간 휴가를 내면 총 9일을 쉴 수 있었던 올해 추석 기간에도 장거리 여객 수요가 높았기 때문이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추석은 연휴가 길어 단거리보다는 중장거리 여객 수요를 자극했다"며 "9월 미주 노선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0.1%, 유럽 노선은 7.8% 오르는 등 장거리 노선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