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말 되풀이되는 대통령 사전논란 왜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최규하 전 대통령까지는 원래 살던 집을 조금 고쳐 돌아갔기 때문에 사저 논란이 없었다. 논란이 시작된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 때부터다. 전 전 대통령 재임 때인 1981년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을 개정해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호·경비를 의무화했다.
전 전 대통령의 서울 연희동 자택은 818㎡(약 247평)다. 임기 말 대대적으로 개·보수했다. ‘연희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울 상도동 자택은 376.8㎡(약 114평) 규모이며, 외환위기 중 사저를 신축해 논란에 휩싸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588.4㎡(약 178평) 규모의 서울 동교동 사저를 신축했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당시 “방 8개, 욕실 7개, 거실 3개로 구성된 호화판 ‘아방궁’을 짓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향인 경남 봉하마을에 4261.1㎡(약 1289평) 규모의 사저를 신축했다. 사저와 그 주변을 합쳐 ‘노무현 타운’이 조성된다는 말이 나돌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말 서울 내곡동 사저 논란이 불거졌다. 사저 부지 매입 과정에서 다운계약서 의혹과 부동산실명제 위반, 편법 증여 의혹이 잇달아 제기됐다. 결국 내곡동 사저 계획은 취소됐다. 이 전 대통령은 원래 살던 서울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전직 대통령 사저가 논란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경호 시설을 추가로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전에 살던 집보다 더 큰 규모의 부지가 필요하다. 퇴임 뒤 보좌할 비서진의 업무 공간도 필요하다. 사저 신축 또는 보수 비용은 예산지원 대상이 아니지만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에 따라 경호시설 건립은 국고에서 부담한다.
대지 484㎡(약 161평)에 건물 317㎡(약 105평) 규모의 2층짜리 단독주택인 박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에는 경호동을 지을 만한 여유 부지가 없다. 경호동을 지으려면 주변 주택을 매입해야 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퇴임해 돌아갈 때는 경호원 등 식구가 많이 늘기 때문에 새로운 부지를 알아보거나 개·보수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진다”고 말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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