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딜러 '양대산맥'…효성으로 무게중심 이동
수입차 시장의 양대 딜러인 효성과 코오롱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디젤게이트’에 휩싸인 아우디에 발목 잡혀 코오롱이 부진한 사이 효성은 브랜드 수를 늘리며 메가딜러로서 세를 불리는 모양새다. 메가딜러는 두 가지 이상 브랜드를 취급하는 판매회사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부산, 울산, 경북 포항, 전남 순천에 재규어랜드로버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열기 위한 사전 작업을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규어랜드로버의 합류로 효성이 수입하는 브랜드는 6곳으로 늘어났다”며 “매출 1조원 달성을 두고 팽팽하던 코오롱과 효성의 경쟁이 한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그룹은 더클래스효성과 효성도요타, 더프리미엄효성, FMK 등을 통해 벤츠, 도요타, 렉서스, 페라리, 마세라티 등을 수입해 팔고 있다. 효성은 5개 브랜드 판매로 지난해 매출 9848억원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은 마세라티와 페라리 등 대당 1억~5억원을 호가하는 고성능 자동차 브랜드부터 도요타 같은 상용 브랜드까지 다양한 가격의 라인업을 구축했다”며 “수입차 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마세라티, 벤츠 등은 판매 호조를 보여 효성이 매출 1조원 클럽에 무난히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000대를 넘어선 마세라티는 올해 상반기(1~6월)에 569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439대)보다 29% 증가한 수치다. 벤츠는 같은 기간 전년보다 7%가량 판매가 늘었다.

1988년부터 28년째 BMW, 미니, 롤스로이스 딜러로 수입차 시장을 주도했던 코오롱은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확보한 아우디(서울 송파·강남 대치) 판매권이 환경부의 대규모 인증 취소로 개점휴업 상태에 빠진 데다 BMW의 판매도 전년보다 부진하기 때문이다. 아우디는 인기 차종 A4, A6를 포함한 21개 모델의 판매가 중단됐다. BMW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작년보다 4.3%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이 올초 볼보의 딜러십을 확보하는 등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