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가까이 하락세를 이어오던 D램 가격이 지난 7, 8월 두달 연속 상승했다. D램값이 두달 연속 오른건 21개월만에 처음이다. D램 업계의 공급 조절 영향과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메모리반도체 업계, 특히 D램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실적 상승이 점쳐진다.

8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DDR3 4Gb 기준) 8월 평균거래가격은 1.38달러로 전월대비 2.99% 올랐다. 지난 7월 7.2% 오른데 이어 두달 연속 상승이다.

D램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업체들이 미세화를 진전시키면 자연스레 내려간다. 미세화가 될 수록 한장의 웨이퍼(반도체의 원재료인 실리콘 기판)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올해는 PC수요가 둔화되면서 내림폭이 더 컸다. 그럼에도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선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메모리 업체들의 공급 조절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일단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부가가치가 낮은 PC D램 사업은 거의 접었고 대신 고부가가치 서버용 반도체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3차원(3D) 낸드 생산을 늘리기 위해 일부 D램 라인을 3D 낸드로 전환했다. 2위 SK하이닉스는 최근 20나노(1nm=10억분의1m) 중반에서 초반으로 미세화를 진행하면서 수율(전체 생산량 중 출고 가능한 제품 비중)이 소폭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전반적으로 D램 공급이 시장 예상보다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PC 업체들은 메모리 업계의 PC D램 공급이 줄자, 가격이 쌀 때 미리 재고를 확보해 놓기 위해 주문을 늘리고 있다. 또 애플의 아이폰7을 비롯해 중국에서 잇따라 스마트폰 신제품이 나오고 있는 것도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같은 상승세가 하반기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2.11% 오른 3만8700원에 마감됐다. 지난 5월 초 2만5000원대에서 넉달만에 1만원 넘게 올랐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목표주가를 기존 4만원에서 4만8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상승세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성장에 의한 수요 증가보다는 공급 조절 영향이 더 큰 상황”이라며 “PC는 물론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도 꺾인 상태여서 가격 상승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