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두산그룹 본사.
하반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두산그룹 본사.
두산그룹은 올 하반기 재도약을 준비한다. 두산그룹은 세계적인 장기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2014년 KFC를 시작으로 공작기계사업, 두산DST 등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를 통해 약 2년간 확보한 현금만 3조원에 이른다.

올해 3월 두산그룹 회장에 오른 박정원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재무구조 개선작업 마무리를 강조했다. 두산은 세계적 저성장 기조에 맞춰 해외 과잉설비 정리를 포함한 자회사 구조조정을 한발 앞서 실행했고,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을 지속 실행해 오면서 올해 상반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두산그룹의 가장 꼭대기에 있는 (주)두산은 연결기준 영업이익 5579억원, 당기순이익 435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51% 오른 수치다.

지난 1년간 분기별 영업이익과 당기손익 추이를 보면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우상향을 그리고 있어 시장에서는 두산그룹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도 상반기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4829억원, 당기순이익 2153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원가율 개선과 고정비 개선 등으로 지난해보다 74% 늘어났고,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 증가와 이자비용 절감 등으로 지난해 동기 1140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상반기에 영업이익 2847억원, 당기순이익 303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익은 40% 늘어났고, 당기순이익은 344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이 같은 실적은 밥캣의 실적 호조가 뒷받침됐다. 두산밥캣은 2분기에만 매출 1조1135억원, 영업이익 1491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3.3%, 13.6% 늘어난 수치로, 두산밥캣의 매출 비중은 두산인프라코어 전체 매출의 69%를 차지하고 있다.

올 하반기 두산그룹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슈는 두산밥캣 기업공개(IPO)다. 지난 16일 한국거래소는 두산밥캣에 대한 주권 상장 예비심사 결과 상장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상장에 적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두산밥캣이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지 한 달여 만이다.

통상 외국 기업의 상장 예비심사 기간은 65영업일이지만 거래소는 두산밥캣에 외국 기업 지배 지주회사로는 처음으로 패스트트랙(상장심사 간소화)을 적용했다. 두산밥캣 상장까지 마무리되면 지난해 말 기준 11조원 규모였던 두산그룹의 차입금은 연말까지 8조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이자보상배율도 2배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두산그룹 창립 120주년인 지난 1일 박 회장은 “모든 직원의 노력으로 올 상반기에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사실상 마무리 지어 한층 단단해진 재무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