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항 전경.
인천 신항 전경.
인천시와 인천·평택 항만업계가 오는 30일 강원 양양에서 열리는 한·중 해운회담을 앞두고 인천·평택~중국 간 항로를 확대해 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평택지역 항만업계는 수도권 수출입 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15년째 항로 확대를 금지하고 있는 인천·평택과 중국 간 항로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중 정부는 2002년 해운회담을 연 뒤 지금까지 15년째 한·중 간 항로 추가 확대와 신규 선사 투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항권(선박운송권)이 있는 한·중 국적 중소형 선사와 인천·평택~중국 간 총 15개 항로를 운항하는 한·중 카페리 선사를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이 같은 규정에 합의했다.

항권이 없는 선사는 한·중 항로에 환적화물 선적이 금지되고 항권이 있는 선사도 적취량을 65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로 제한받는다.

"인천항·평택항, 중국 화물항로 확대해야"
항만업계는 “대(對)중국 물동량은 매년 증가하는데 인천항과 평택항은 한·중 항로편이 부족해 기존 운항 선사들이 운임을 높여 물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인천신항 개장으로 국내 제2항만으로 부상한 인천항은 중국 상하이항(세계 1위), 닝보항(세계 4위), 칭다오항(세계 8위) 등 중국과 연결하는 미주·유럽 등 중장거리 항로를 개설하려 해도 항로 규제로 할 수가 없다.

기존 한·중 간 운항권이 없는 신규 선사는 한·중 취항과 한·중 간 환적화물 선적을 못하기 때문이다.

항로 규제로 기업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수도권 화주들은 인천항과 평택항의 한·중 항로 부족으로 부산항과 광양항을 이용해 수출화물을 선적한다. 부산항과 광양항은 한·중 항로편이 인천항·평택항보다 5배가량 많아 선사 간 경쟁이 치열해 운임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컨테이너(12m짜리) 1개당 인천항~상하이항은 500달러, 부산항~상하이항은 200달러다.

이런 이유로 수도권에서 생산되는 대중 교역 물동량의 약 33%(연간 53만TEU)가 부산항과 광양항을 이용한다. 육상 물류비도 연간 1850억원이 든다.

항만업계는 “항로 규제가 풀리면 수출입 업체의 물류비 감소는 물론 수출 제품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며 “기존 선사들과 무관한 상하이항, 닝보항을 잇는 원양 항로만이라도 확대해달라”고 주장했다.

해양수산부는 인천·평택~중국 간 항로 개방에 부정적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항로 개방 시 중국 선사들이 저가 운임을 앞세워 덤핑하면 한국 선사들은 경쟁력을 잃어 국내 해운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시와 인천·평택 항만업계는 다른 입장이다.

안효직 인천시 항만과장은 “동남아 선원을 채용해 인건비가 중국 선사와 비슷하고 유류비는 오히려 중국보다 저렴해 선박 운영비에 별 차이가 없다”며 “서비스 경쟁력 면에서 한국 선사가 우위에 있어 시장 잠식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