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각 스님, "한국 떠나겠다" 선언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저자로 유명한 벽안의 불교 수행자 현각 스님(52·사진)이 조계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한국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현각 스님은 예일대와 하버드대 대학원 출신으로 1990년 숭산 스님의 설법을 듣고 1992년 출가했다. 현정사 주지, 화계사 국제선원장 등을 지냈으며 한국 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데 힘써왔다.

그리스에 머물고 있는 그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8월 중순에 화계사로 가서 은사 스님 부도탑에 참배하고 지방 행사에 참석한 뒤 한국을 떠날 준비를 하겠다”며 “현대인들이 참다운 화두선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유럽이나 미국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한 외국인 스님들은 오로지 조계종의 ‘장식품’”이라며 “이게 내 25년간 경험”이라고 꼬집었다. 숭산 스님이 45년 전 한국 불교를 위해 새 문을 열었고, 100여명의 외국인 출가자들이 그 문으로 들어왔는데, 종단이 그 문을 좁게 만들어 지난 2~3년간 7~9명의 외국인 승려들이 환속했다는 것. 현각 스님은 “한국 선불교를 전 세계에 전파했던, 누구나 자기 본 성품을 볼 수 있는 열린 그 자리를 (종단이) 기복 종교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