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고바야시 마사모토(小林正元.67) 롯데캐피탈 사장이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29일 “고바야시 사장이 롯데캐피탈 사장직에서 사임했다”며 “일본 롯데홀딩스 업무에 전념하기 위해 사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바야시 사장은 겸직하고 있던 일본 롯데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검찰은 고바야시 사장을 한일 롯데 간 자금흐름을 총괄하는 핵심 실세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고바야시 사장이 돌연 사임한 배경을 두고 검찰 수사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고바야시 사장은 롯데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지난 6월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현재까지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바야시 사장은 일본 히토쓰바시 대학 법학부를 나와 산와은행, UFJ은행을 거친 정통 일본 금융인이다. 2003년 신동빈 롯데 회장에게 직접 발탁됐다. 2004년 롯데캐피탈 대표이사에 선임된 후 국내 계열사 대표 중 유일한 일본인 최고경영자로 12년간 자리를 지켰다.

고바야시 사장은 지난해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핵심 인물로 주목을 받았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과 쓰쿠다(일본 롯데홀딩스 사장), 고바야시가 힘을 합쳐 나를 자르고,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를 쳐냈다”고 말했던 바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