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데타를 진압한 지 나흘 만인 20일(현지시간) 3개월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 배후로 지목한) 펠훌라흐 귈렌 세력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라고 비상사태 선포 이유를 밝혔다.

국가비상사태 상황에서는 대통령이 의회 동의를 받지 않고도 법률과 동등한 효력의 칙령을 제정해 시행할 수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 세력 척결을 이유로 6만여명에 이르는 군인과 공무원 등을 체포 또는 해임했다.

그는 쿠데타를 빌미로 자신의 정치적 반대파를 대대적으로 제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 기본권을 제한하는 국가비상사태까지 발동하면서 ‘철권통치’를 더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국 불안에 터키 국가신용등급은 투자부적격 수준(BB)으로 떨어졌다. 리라화 가치가 사상 최저로 곤두박질치고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이어갔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