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선율에 실은 비발디 '사계'
바이올리니스트 정상희(27·사진)가 오는 1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에 협연자로 나선다.

김종덕 지휘로 피아니스트 오윤주,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이번 무대에서 정상희는 안토니오 비발디의 대표곡 ‘사계’ 중 ‘봄’과 ‘여름’을 연주한다. 정상희는 “봄과 여름은 관객에게 가장 친근하면서도 계절과 잘 맞는 상쾌한 느낌을 준다”며 “한여름 오전에 펼쳐지는 무대에 맞게 경쾌하면서도 강렬한 바이올린 선율을 들려주겠다”고 했다.

정상희는 앞서 10일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KBS교향악단과 함께 ‘사랑나눔콘서트’ 무대에도 올랐다. 파블로 데 사라사테의 ‘카르멘환상곡’을 연주해 큰 호응을 얻었다. 정상희는 “12분가량의 짧은 곡이지만 빠르고 열정적인 선율이 이어지는 작품”이라며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고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 연주했다”고 설명했다.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정상희가 바이올린을 시작한 것은 다섯 살 때였다. 예원학교와 서울예고 재학 당시 음악춘추 등 각종 음악콩쿠르에서 입상했고, 2007년 오스트리아 빈국립음대에 수석으로 입학해 최고점으로 졸업했다. 빈국립음대 석사과정에 이어 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음악원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러시아에서는 볼쇼이홀의 차이코프스키 탄생 175주년 기념 연주회에 참여했다.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지휘 거장 막심 쇼스타코비치의 추천도 받았다. 쇼스타코비치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음악성을 가진 진정한 뮤지션”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1월엔 첫 앨범 ‘베토벤&멘델스존’을 냈다. 소니뮤직의 클래식 레이블 ‘소니 클래시컬’을 통해 발매한 이 앨범에는 베토벤의 ‘바이올린협주곡 D장조’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협주곡 e단조’가 담겼다. 프란체스코 라 베키아가 지휘하는 로마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했다. 베키아는 세계 100여개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명장이다.

정상희는 오는 10월부터 한국인 최초로 빈국립음대 강단에 선다. 11월엔 빈 무지크페어라인 황금홀에서 빈필하모닉 첼로 수석인 타마쉬 바르가와 협연한다. 정상희는 “올 하반기에 음악 인생에서 중요한 무대를 많이 갖게 될 것 같다”며 “꾸준히 실력을 쌓아 더 많은 국내외 무대에서 연주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