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10회 일본경제포럼 발표자로 나선 오태헌 경희대학교 교수. / 최혁 기자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10회 일본경제포럼 발표자로 나선 오태헌 경희대학교 교수. / 최혁 기자
"그동안 일본 창업활동이 부진했던 이유는 일본인 대부분이 '창업가는 선천적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인식을 바꾸기 위해 최근 일본은 초등학교 때부터 창업 교육을 실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오태헌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사진)는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불스홀에서 개최된 제10회 한경 일본경제포럼에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오 교수는 "일본은 '고다와리(특정한 기호에 대한 집착)' '쇼구닌(장인)' '오타쿠(한 가지 일에 전념하는 사람)' 등과 같이 창업이 발생할 수 있는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창업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 벤처산업의 발전을 제한해 왔다는 얘기다.

일본의 창업희망자와 창업가 수는 1997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오 교수는 세계은행 자료를 들어 일본의 창업환경 순위가 120위로, 34위에 오른 한국보다도 많이 뒤쳐지고 있음을 짚었다.

그는 "일본의 창업률은 구미 선진국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며 낮은 창업률의 이유로 부족한 창업가정신과 열악한 창업 환경 등을 꼽았다.

일본 정부는 최근 국민들의 창업가 정신을 높이고 창업을 독려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오 교수는 "일본 중소기업청은 '창업대국'에 관련한 과제와 대응책을 제시했다"며 "창업가를 응원하는 사회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창업가 교육을 마련하고 창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해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벤처산업 활성화는 일본과 한국 모두에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벤처산업이 활기를 띠어야 신성장 분야를 개척할 수 있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한국도 최근 일본 정부가 내놓고 있는 벤처산업 육성 정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국 정부의 과제로는 여성 및 대기업 퇴직자의 창업지원, 공공자금 투자 확대, 보증 관련 규제 완화 등을 제시했다. 대기업들의 역할도 강조했다. 오 교수는 "한국도 일본처럼 사회·경제에서 대기업의 비중이 큰편이다. 대기업 벤처를 보다 활성화시키고 대기업들의 벤처 인수·합병(M&A)을 독려해 벤처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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