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프랑스 가교' 박삼구 회장, 최고훈장 받았다
97년부터 파리노선 취항 설득…83대 중 50대 에어버스 구매도
베트남 이어 두 번째 국가훈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27일 서울 서대문구 합동 프랑스대사관에서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고 권위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영광의 군단’이란 뜻의 이 훈장은 나폴레옹 1세가 1802년에 제정한 것으로 이 훈장을 받는다는 건 개인뿐만 아니라 가문의 큰 영예로 여겨진다. 국내에선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이 받았다.
박 회장은 약 20년의 노력 끝에 2008년 인천~파리 노선에 아시아나항공을 신규 취항해 한국과 프랑스 간 교류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운항해오던 인천~파리 노선에 복수 취항하기까지 저항도 상당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유럽 관광객 수요가 큰 노선이었지만 대한항공만 운항하면서 만성적인 좌석난을 겪어 왔다”며 “당시 아시아나항공 사장을 맡은 박삼구 회장은 1997년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프랑스 정부를 설득해 노선 확대를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프랑스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의 제품을 주로 구매해온 것도 이번 수상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미국 보잉사 항공기를 주로 쓰는 대한항공과 달리 보유 항공기 83대 중 50대가 에어버스 항공기다. 자회사 에어부산도 모든 항공기가 에어버스 제품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차세대 친환경 주력기로 에어버스 A350 항공기를 결정하고 2017년부터 2025년까지 A350 30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박 회장이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장과 한국메세나협회장을 맡으며 문화 예술계를 오랜 기간 지원해온 것도 프랑스 정부로부터 높이 평가받았다. 박 회장은 이날 수상 소감을 통해 “한국과 프랑스 수교 130주년에 프랑스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아 커다란 영광”이라며 “예술의 국가인 프랑스로부터 문화예술 지원 활동을 인정받아 기쁘다. 앞으로도 한국과 프랑스 간 우호 증진 및 교류 협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국가 최고 권위 훈장을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베트남 현지 투자와 사회공헌활동을 인정받아 2014년 세계 민간기업 최초로 베트남 최고 훈장인 ‘우호훈장’을 받았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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