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27일 서울 프랑스대사관에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은 뒤 파비앙 페논 주한 프랑스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제공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27일 서울 프랑스대사관에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은 뒤 파비앙 페논 주한 프랑스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제공
“경제인이면서 문화예술 후원자이자 프랑스의 친구인 박삼구 회장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파비앙 페논 주한 프랑스대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27일 서울 서대문구 합동 프랑스대사관에서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고 권위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영광의 군단’이란 뜻의 이 훈장은 나폴레옹 1세가 1802년에 제정한 것으로 이 훈장을 받는다는 건 개인뿐만 아니라 가문의 큰 영예로 여겨진다. 국내에선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이 받았다.

박 회장은 약 20년의 노력 끝에 2008년 인천~파리 노선에 아시아나항공을 신규 취항해 한국과 프랑스 간 교류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운항해오던 인천~파리 노선에 복수 취항하기까지 저항도 상당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유럽 관광객 수요가 큰 노선이었지만 대한항공만 운항하면서 만성적인 좌석난을 겪어 왔다”며 “당시 아시아나항공 사장을 맡은 박삼구 회장은 1997년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프랑스 정부를 설득해 노선 확대를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프랑스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의 제품을 주로 구매해온 것도 이번 수상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미국 보잉사 항공기를 주로 쓰는 대한항공과 달리 보유 항공기 83대 중 50대가 에어버스 항공기다. 자회사 에어부산도 모든 항공기가 에어버스 제품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차세대 친환경 주력기로 에어버스 A350 항공기를 결정하고 2017년부터 2025년까지 A350 30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박 회장이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장과 한국메세나협회장을 맡으며 문화 예술계를 오랜 기간 지원해온 것도 프랑스 정부로부터 높이 평가받았다. 박 회장은 이날 수상 소감을 통해 “한국과 프랑스 수교 130주년에 프랑스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아 커다란 영광”이라며 “예술의 국가인 프랑스로부터 문화예술 지원 활동을 인정받아 기쁘다. 앞으로도 한국과 프랑스 간 우호 증진 및 교류 협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국가 최고 권위 훈장을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베트남 현지 투자와 사회공헌활동을 인정받아 2014년 세계 민간기업 최초로 베트남 최고 훈장인 ‘우호훈장’을 받았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