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23일(현지시간)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하면서 유럽의 정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당장 26일 치러질 스페인 재총선에서도 반(反)EU, 반(反)긴축을 주장하는 극좌파 정당 포데모스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당 등을 제치고 제1야당으로 올라서면 스페인에서도 EU 탈퇴 움직임이 가시화될 수 있다.

스페인은 지난해 12월20일 총선을 치렀으나 의회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는 연정이 성립하지 않아 정부 구성에 실패했다. 라호이 총리 대행이 제2당인 사회당에 연정을 제안했다가 거부당했다. 사회당은 포데모스·시우다다노스와 연정 구성 협상을 벌였지만 포데모스가 거부했다. 이에 따라 어느 당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다. 라호이 총리 대행이 국가 수장 노릇을 지속했지만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는 처지였다.

지난 6개월 사이 포데모스의 세는 더욱 불어났다. 지난 16일 여론조사 결과는 좌파연합(IU)과 손잡은 포데모스가 86석을 차지하며 사회당(81석 예상)을 제치고 제2당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중도파인 시우다다노스도 국민당 지지세력을 끌어올 전망이다.

한 정당이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고, 다시 연정을 구성해야 정부가 수립되는 상황이다. 6개월 전과 달라진 점은 ‘좌파 대표주자’가 사회당에서 포데모스로 교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당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긴축에 반대하는 포데모스가 향후 정국을 주도하는 세력으로 급부상한다는 뜻이다. 26일 총선에서도 정부 구성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가 오는 8월 연정 구성과 총리 선출 문제를 각 정당과 협의할 예정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