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더민주 차기 당권 향방, TK 3인 행보에 달렸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각각 8월9일과 8월27일로 결정하면서 당권 경쟁의 막이 올랐다. 두 당의 차기 대표는 내년 대선을 관리해야 하는 만큼 다른 때보다 막중한 권한을 갖고, 책임도 져야 한다. 대표 경선 판도를 가를 최대 변수는 최경환 새누리당, 유승민 무소속, 김부겸 더민주 의원 등 TK(대구·경북) 출신 세 명 의원의 출마 여부에 달렸다는 게 중론이다.

새누리당은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고 대표 권한을 강화하기로 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이정현 의원은 15일 “새누리당 대표에 호남 출신이 당선되면 그 자체가 대변화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친박계에선 원유철 이주영 홍문종 의원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비박(비박근혜)계에서는 정병국 의원이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최대 변수는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의 출마 여부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 있는 대표가 필요하고 최 의원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변에서 강권하고 있다. 집권 후반기 박근혜 정부의 각종 정책 과제를 제대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도 최 의원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최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대표 경선에 나가고 싶지 않다는 뜻을 피력해 왔으나 최근 출마 쪽으로 기운 분위기다.

새누리당 복당 신청을 한 유승민 무소속 의원도 변수다. 일각에선 친박에 비해 비박계 당권 후보들이 적은 만큼 유 의원을 당권 주자로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 의원 복당이 언제 결정되느냐가 관건이다. 전당대회 전까지 복당은 안 된다는 게 친박계의 생각이다. 복당이 이뤄진다 해도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유 의원이 친박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당권에 도전할지도 미지수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복당 결정도 안됐는데 당권과 대권을 얘기할 계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더민주에선 김부겸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야권 불모지인 대구(수성갑)에서 당선돼 단숨에 대권 주자로도 부상한 김 의원이 전대 경선에 가세하면 당권 판도가 출렁일 수 있다. 더민주에선 이종걸 추미애 송영길 의원 등이 뛰고 있다.

김 의원은 “당권 도전 여부를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야권의 운명, 대한민국의 운명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겠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 경선 흥행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중량감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며 출마를 권유하고 있으나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섣불리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고 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