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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핀테크업체는 뉴욕 상장도 하는데…한국선 대부업자 취급

입력 2016-06-14 18:09:44 | 수정 2016-06-15 01:43:05 | 지면정보 2016-06-15 A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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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일본에도 없는 이런 규제 없애라
(2) 서비스업 규제

중국·일본에 없는 규제 16개
중국, 비트코인 거래 80% 차지…한국선 정식화폐로 인정 안해
일반음식점, 도시락 못 팔아…대형마트는 일요일 격주 휴무
휴대전화 보조금 상한 규제…일반의약품 인터넷 구입 못해
한국의 서비스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60%, 고용의 70%를 차지한다. 온갖 규제로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비중이 각각 10%포인트 이상 낮은 편이다. 정부는 규제를 풀어 6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2012년부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을 추진해왔다. 이 법안은 4년간 19대 국회에서 계류돼 있다가 폐기됐다. 그 사이 국회가 통과시킨 건 휴대전화 보조금 상한 제한, 대형마트 휴일영업 제한 등 추가 규제뿐이다. 경제민주화 바람 속에 추진된 이들 규제는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에도 없는 ‘갈라파고스’ 규제다.

한국경제신문이 서비스산업의 대표적 규제 30개를 중국, 일본과 비교 분석한 결과 16개는 두 나라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픽=이정희 기자 ljh9947@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그래픽=이정희 기자 ljh9947@hankyung.com


○규제로 점철된 금융

개인간 거래(P2P) 대출업은 대표적인 핀테크(금융+기술) 사업이다. 중국에서 P2P 대출업체를 세우려면 해당 지역 관청에 등록만 하면 된다. 심사가 엄격하지 않다. 최저 자본금 기준도 없다. 그러다 보니 지난 5월 말 기준 중국의 P2P 대출 누적 거래 규모는 2조위안(약 355조원)을 넘어섰다.

중국 최대 P2P 대출업체인 루진쉬안에는 등록한 고객이 2000만명이다. 1주일에 50만명이 돈을 빌려주기 위해 투자한다. 중국의 P2P 대출회사인 이런다이는 지난해 뉴욕증시에 상장하기도 했다. 사기 등 부작용도 있지만 신사업을 키우려는 중국 정부가 사실상 규제하지 않아서다.

한국에선 P2P 대출을 하려면 대부업 등록을 해야 한다. 투자자도 여러 번 대출하면 대부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다음달 대부업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총자산이 자기자본의 10배 이하로 제한된다. 플랫폼을 만들어 대출을 중개만 하는데, 중개금액이 자산으로 잡혀 막대한 자기자본을 조달해야 한다. 이를 두 차례 어기면 등록이 취소된다. 사실상 ‘성장하지 말라’는 얘기다.

중국에선 비트코인 거래도 활발하다.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70~80%가 중국에서 일어난다. ‘검은돈’ 의혹도 있지만 당국의 규제는 심하지 않다. 일본은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를 정식 화폐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화폐로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거래도 거의 없다.

핀테크뿐만 아니라 전통 금융업도 규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 보험사들은 2020년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규제가 도입되면 수십조원의 자기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 중국은 IFRS4 2단계 도입 논의조차 없다. 일본은 1단계 적용시기마저 2017년 이후로 연기했다.

일본은 2004년 도입하고, 중국이 시범 허용한 독립투자자문업(IFA)도 국내에선 허용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선 온라인을 통해 여행자보험 등 단기보험에 가입하려면 개인 인증을 위해 전자 자필서명이 필요하다. 중국은 단기보험에 전자서명을 요구하지 않는다.

○호텔도 도시락도 안돼

대한항공은 서울 종로구 송현동에 있는 미국대사관 숙소 부지에 복합문화허브를 짓고 있다. 2008년 땅을 사들인 뒤 7성급 호텔을 지으려 했으나 학교 200m 이내에 호텔 건립을 금지하는 학교보건법에 막혔다. 일본은 학교 근처라도 풍속영업법에서 규정한 러브호텔만 아니면 호텔을 지을 수 있다. 중국은 성인 유흥시설과 PC방 외에는 막지 않는다.

일반음식점이 음식을 포장해 손님에게 파는 것은 되지만 도시락을 제조해 팔면 국내에선 위법이다. 도시락을 제조하려면 별도의 위생시설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엔 이런 규제가 없다. 한국 대형마트는 휴일에 돌아가며 쉬어야 하지만, 중국 대형마트는 휴일에 영업시간을 연장해 손님을 맞는다.

대기업 규제도 유별나다. 공공시스템통합(SI)작업에 대기업 참여 규제, 맞춤양복업에 대기업 진입 규제 등도 한국에만 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 의한 휴대전화 보조금 상한 규제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규제다.

○의료 건설업에도 곳곳에 규제

한국에선 일반의약품을 인터넷으로 살 수 없지만, 중국 알리바바는 의약품전용 쇼핑몰인 아리젠캉까지 세워 팔고 있다. 한국에서 영리법인 병원을 세우려면 자회사를 통하도록 하고 사업 범위도 장애인 보조기구 제조업, 의료관광업 등에 한정돼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중국은 사회자본이 경영목적에 따라 영리의료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설립을 장려하고 있다.

건설업에서도 중국과 일본에 있는 개발권양도제가 한국엔 없다. 토지의 소유권과 개발권을 분리해 개발권을 거래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한국에선 주택관리사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이다. 일본은 미쓰이부동산 등 대기업이 참여해 큰 시장이 형성돼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한국 건설업체는 전기·정보통신·소방시설 공사는 반드시 분리해 전문 건설업체에 발주해야 한다. 이른바 종합건설업 겸업 제한 규제다. 중국에선 종합 건설업자라면 하도급이 불필요하다.

■ 355조원 vs 910억원

중국과 한국의 개인간 거래(P2P) 대출의 누적취급액. 중국은 핀테크인 P2P 대출 중개에 별다른 규제를 하지 않아 2500여개 업체가 활동 중이다. 하지만 한국은 이를 대부업으로 규제해 성장을 막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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