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모바일] "1년 쓰면 중고폰을 새 폰으로"…'포화상태' 스마트폰 시장, 고객잡기 안간힘
이동통신사들이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큰손’을 노린 보상판매 프로그램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1년에서 1년 반 주기로 쓰던 폰을 최신 고가폰으로 교체하는 사람들은 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2일 보험연계 중고폰 보상판매 프로그램인 ‘프리미엄 클럽’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 3월28일 LG유플러스가 기존 ‘심쿵클럽’보다 혜택을 강화한 ‘H클럽’을 선보인 데 이어 SK텔레콤이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도 3월11일 신규 스마트폰 갤럭시S7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비슷한 보상판매 프로그램인 ‘갤럭시 클럽’을 내놓았다.

이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특정 기간 후 쓰던 휴대폰을 반납할 경우 남은 할부금을 내지 않고 최신폰으로 교체할 수 있다. 이통사 ‘클럽’ 서비스는 18개월 후, 삼성전자의 갤럭시 클럽은 12개월 후 교체가 가능하다는 게 차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클럽은 20% 요금할인만 가능한 반면 통신사들의 서비스는 20% 요금할인과 지원금(보조금) 혜택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SK텔레콤의 프리미엄 클럽과 LG유플러스의 H클럽의 세부 내용은 거의 같다. 보통 휴대폰 약정은 24개월(2년) 기준이지만 ‘클럽’ 제도는 30개월 기준이다. 30개월 가운데 18개월어치만 내면 이후 남은 잔여 할부금은 내지 않고 최신폰으로 바꿀 수 있다. 24개월 약정으로 구매하는 방식과 비교해 폰 교체기를 반 년가량 앞당길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클럽은 교체주기가 이보다 더 빠른 1년이다.

예를 들어 출고가 80만원에 지원금이 20만원인 단말기라면 할부원금은 60만원이다. 이 중 소비자 부담금은 할부원금의 50%인 30만원이다. 소비자는 이 30만원을 18개월로 분납하면 된다. 월 1만6600원이다. 18개월이 지나면 나머지 30만원의 할부원금이 남아 있다. 최신폰으로 교체하려면 남은 할부원금을 면제받고 새 폰 계약을 맺으면 된다. 기존 폰을 계속 쓰려면 12개월로 분납하면 된다. 월 2만5000원을 내야 한다.

월 이용료는 SK텔레콤의 프리미엄 클럽은 월 5000원, LG유플러스의 H클럽은 7000원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클럽은 월 7700원이다. H클럽은 순액 599요금제 이상이면 VIP 등급이라 7000원이 면제된다. 499요금제는 2100원만 내면 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클럽도 삼성페이로 납부하면 최대 7700원까지 청구할인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별도 할인이 없다.

소비자 반응도 좋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H클럽을 통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구매 건수는 하루 평균 3000건을 넘고 있다. 또 갤럭시 S7·S7엣지, 아이폰6S·6S플러스, G5 단말을 구매하는 사람 가운데 H클럽을 이용하는 비율은 40%에 가깝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 갤럭시S7이나 갤럭시S7엣지를 산 소비자 세 명 중 한 명이 갤럭시 클럽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과거처럼 번호이동이 아니라 기기변경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클럽 상품은 교체주기를 앞당기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해 ‘록인(lock-in) 효과’를 거두려는 통신사와 휴대폰업체 전략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