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스타트렉과 같은 공상과학(SF) 영화가 현실이 되고 있다. 사람 말을 알아듣는 로봇과 함께 생활하고 스마트폰으로 쉽게 가상현실(VR)을 체험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세계 정보기술(IT)산업을 움직이는 두 거인(巨人) 구글과 아마존은 18일(현지시간) 각각 콘퍼런스를 열어 인류 미래를 좌우할 인공지능(AI)과 VR, 우주 개발 분야 신기술을 소개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는 이날 워싱턴포스트가 주최한 ‘트랜스포머’ 콘퍼런스에서 “우리 비전은 에코를 스타트렉(에 나오는) 컴퓨터처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는 아마존이 개발한 인공지능 알렉사를 장착한 스피커다. 사람의 음성을 알아듣고 대답하고, 가전제품도 작동시킨다.

한국경제신문은 국내 언론사 중 유일하게 이 행사에 초청받아 아마존의 미래 전략을 취재했다. 베조스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언어를 인식하고 대응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00년 설립한 우주항공 기업인 블루 오리진에 대해 “후배들이 내가 구축한 우주산업 인프라를 이용해 더 큰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구글은 샌프란시스코 인근 마운틴뷰 본사에서 세계 각국에서 개발자 7000여명이 모여 새 기술을 공유하는 개발자 콘퍼런스 ‘IO 2016’을 열었다. 구글은 인공지능 기반 음성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VR 플랫폼인 데이드림 등 새로운 제품·서비스 10여종을 한꺼번에 선보였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자비스(인공지능 음성비서)를 연상케 한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미래에는 다양한 형태의 디바이스가 사라지고 컴퓨터는 똑똑한 비서가 돼 사람들을 도울 것”이라며 “모바일 퍼스트 시대에서 AI 퍼스트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샌프란시스코=이호기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