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서정가제로 안 팔리는 책이 더 안 팔리게 됐다는 사실
정부가 ‘이랬으면 좋겠다’며 만든 규제가 필연적으로 부른 시장 왜곡이다. 2014년 11월 도서정가제 전면 실시를 앞두고 국책연구기관인 KDI까지 “책값을 높이고 책 수요도 줄여 서점·출판업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한 바로 그 사안이다. 그런데도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나친 저가 할인을 막아 중소서점을 보호할 것이라며 ‘아름다운’ 명분만으로 이 제도를 강행했다.
도서정가제는 제2의 ‘단통법’이요, 전형적인 중소기업 보호 규제다. 가격규제로 중소업체를 보호한다는 것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아직도 모르는 정부다. 도서정가제 혜택을 그나마 본 것은 책값 상승에 따른 마진폭 확대로 매출 개선효과가 나타난 일부 초대형 온라인서점뿐이다. 전집류 같은 구간 서적을 반값에 사던 학부모들은 할인율이 최대 15%밖에 안 되는 도서정가제 때문에 서점에 갈 엄두를 못 내는 형편이다. 도서정가제는 모든 면에서 실패한 정책이요, 시장을 죽이는 규제다. 당장 폐지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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