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들이 안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에 나선다. 각종 안전사고로 물의를 빚고, 제주공항의 운항이 정지됐을 때 대형 항공사에 비해 LCC의 대응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정부도 LCC 안전강화대책을 발표하는 등 투자를 유도했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해 60억원 규모였던 안전 관련 투자비용을 올해 100억원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늘어나는 투자비용은 안전 시스템 정비, 교육 및 훈련 강화, 안전 조직 강화 등에 배정한다. 운항 승무원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항공기 한 대당 투입되는 기장과 부기장 등 인력을 늘리기로 했다. 또 부품 고장 등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항공기 예비기 운영을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진에어는 오는 3월 신규 항공기(B737-800)를 도입해 예비기와 대체기로 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매년 운항승무, 객실승무, 정비, 운항통제 등을 위한 안전 관리자 10여명을 선발해 국제항공운송협회의 안전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할 기회도 제공하기로 했다.

항공기에 대한 24시간 정비 모니터링 및 통제 기능도 강화한다. 진에어 관계자는 “기존 운항통제팀을 대표이사 직속 운항통제실로 격상하고 운항·객실·설비 등 하위 조직을 더욱 전문화하는 조직 개편을 했다”며 “이번 대책을 기반으로 안전 강화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총 350억원을 안전 강화에 투자한다. 우선 3월까지 200억원을 투자해 항공기 예비엔진 2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에는 150억원으로 조종사 모의훈련장치를 구매할 방침이다. 항공기 운항 상황을 감시하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운항통제 체계도 올해 안에 마련하기로 했다.

비행일정 관리를 위한 비행근무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승무원의 피로를 관리할 예정이다. 항공기 비행 전후 예방 정비와 정비사 대상 1 대 1 맞춤형 현장 교육 등도 계획하고 있다.

다른 LCC들도 안전 예산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급성장했지만 안전 관리 등은 대형 항공사에 많이 뒤처지는 게 사실”이라며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안전 경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