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닷컴, 한국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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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로 불리며 유통가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면세점 사업을 주요 대기업 오너가 2~4세들이 맡아 주목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 한화건설 과장은 22일 서울 여의도동 63빌딩에서 열린 '갤러리아 면세점 63 프리 오픈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화건설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김 과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과장은 세 달 가량 전부터 면세점 태스크포스(TF)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세사업 운영을 익히며 브랜드 유치에도 일조하고 있다.

그는 "명품 '톱 5' 브랜드 유치를 위해 (브랜드에) 갤러리아 면세점의 특징을 잘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브랜드가 한국에 추가 출점을 하기 싫어하는 분위기라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갤러리아 면세점에 입점하면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고 장점이 많을 것이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승마 마장마술 선수로 쌓은 인지도가 브랜드 유치 등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해 2016년 리우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바 있다.

김 과장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주요 명품 브랜드가 있는데 (기업을) 방문하면 (관계자들이) 리우올림픽 출전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 마케팅 도구가 되고 있다. 오늘 참석도 면세점 홍보를 위한 도구로 보면 되겠다"며 웃음지었다.

'갤러리아 면세점 63'은 오는 28일 프리 오픈(1차 개장)을 거쳐 내년 3월 그랜드 오픈(전면 개장)한다. 첫해 매출 5040억원, 향후 5년간 3조원을 올리는 것이 목표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함께 올 7월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를 얻어 24일 개점을 앞두고 있는 HDC신라면세점의 경우 범현대가와 삼성가의 2·3세 경영인이 손을 잡아 주목 받았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주도해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한 게 주효했다. 정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이 사장은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손녀이자 이건희 회장의 장녀다.

이달 1차 개장하는 HDC신라면세점은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3~7층에 2만7400㎡ 규모로 조성된다. 우선 전체 매장 면적의 60%인 3층과 4층 일부, 6층을 연다. 화장품, 잡화, 특산품 등 350여개 브랜드를 선보인다.

'서울 2차 면세점 대전'에서 승리한 두산도 면세 사업을 4세 경영인이 이끈다.

두산그룹은 내년 상반기 개장 예정인 면세점 유통사업 부문의 최고전략책임자(CSO·전무)를 박서원 오리콤 크리에이티브총괄 부사장에게 맡겼다. 박 전무는 박용만 회장의 장남으로 박승직 창업주의 증손자이다.

올 10월 두산과 함께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를 획득한 신세계그룹 역시 이병철 회장의 손자인 정용진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다.

정 부회장은 유치 당시 "시내 면세점 사업이 '사업보국'과 '청년채용'에 대한 신세계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신세계만이 만들 수 있는 차별화된 시내면세점을 구현해 국가경제와 지역사회에 이바지하겠다"고 피력한 바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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