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건강검진을 받을 때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1인당 연간 평균 방사선 노출량의 최대 11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컴퓨터단층촬영(CT)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김무영 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 등 연구팀은 전국 건강검진기관 296곳의 검진 항목별 노출량을 조사한 결과, 각 기관의 ‘기본 검진 항목’만으로 평균 2.49mSv(밀리시버트) 방사능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발표했다. 모든 검진 항목을 더했을 때 방사선 노출량이 가장 많은 검진기관의 최대 노출량은 40.1mSv에 달했다. 우리 국민의 연평균 방사선 노출량은 3.6mSv다. 건강검진 한 번으로 최대 11년치 방사선에 노출되는 셈이다. 원자력안전법 시행령에서 일반인에게 허용하는 연간 인공 방사선 노출량은 1mSv다.

연구팀은 각 기관 홈페이지에서 검진 프로그램을 찾아 흉부 엑스레이 0.02mSv, 유방촬영술 0.27mSv, 흉부 CT 8mSv, 전신 PET 7.03mSv 등 검진항목별 방사선 노출량을 더하는 방식으로 조사했다. CT 등 건강검진 때 추가로 선택하는 ‘선택 항목’까지 보태면 건강검진의 방사선 노출량은 평균 14.82mSv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출량이 최대 30mSv 이상인 검진기관은 31곳(10.5%)으로 집계됐다.

100mSv 이상 방사선에 노출되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mSv 미만 저선량 방사선 피폭에 대해서는 아직 학계에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연구팀은 “방사선 작업 종사자의 방사선 피폭 한계선이 연간 50mSv인 점을 고려하면 개인종합건강검진의 방사선 노출량이 안전한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며 “방사선 노출까지 고려한 검진 프로그램의 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