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준 정부3.0추진위원장(왼쪽)은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클라우드 전문위원회 정책토론회’에서 “클라우드 도입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송희준 정부3.0추진위원장(왼쪽)은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클라우드 전문위원회 정책토론회’에서 “클라우드 도입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미국 캘리포니아주정부는 2013년 IBM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도입했다. 서버, 소프트웨어(SW) 등 정보통신기술(ICT) 자원을 직접 구축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연결해 빌려 쓰는 클라우드를 활용해 ICT 예산 65%를 절감했다. 국내에서도 전산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클라우드로 ICT 예산 65% 줄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노주환 나무이앤씨 소장은 30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부 3.0 클라우드 전문위원회 정책토론회’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클라우드 도입 후 예산을 65% 줄이면서도 각종 민원 처리 시간은 절반으로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며 “정부 업무의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민간 클라우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행사는 정부3.0추진위원회와 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했다. 11월 초 정부의 ‘K-ICT 클라우드 컴퓨팅 활성화 계획’ 발표를 계기로 세부 실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ICT 인프라 구축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공유, 개방을 통해 업무 방식을 혁신할 수 있어 세계적으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서버, 저장장치 같은 하드웨어부터 문서, 보안, 자원관리, 고객관리 등의 소프트웨어까지 빌려 쓸 수 있는 서비스도 다양하다. 시장 조사기업 가트너는 세계 클라우드 시장이 2019년까지 연평균 17%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를 갖추고 있음에도 보안과 관련한 각종 규제와 기업들의 기피로 서비스 도입이 지지부진했다. 미국에서는 국무부, 재무부 등 7개 부처가 101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이 중 48개는 민간 서비스다. 2013년 기준 절감한 예산 규모만 약 9600만달러에 달한다. 반면 올해 기준 국내 정부, 공공기관 가운데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미국과 비교해 5년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는 평가다.

정부는 지난 9월 말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법’을 시행한 데 이어 최근 후속 실행방안을 내놓았다. 공공부문이 클라우드 서비스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2018년까지 공공기관의 40%가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하도록 유도해나갈 방침이다.

정부3.0추진위원회 클라우드 전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석권 한양대 교수는 이날 기조발표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은 좋든 싫든 세계 시장의 큰 흐름이고 주도하지 못하면 글로벌 기업들의 서비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시장을 키우려는 정부의 의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안 우려로 도입을 꺼리는 게 문제인데 보안 등급제를 도입한 뒤 등급이 낮은 기관부터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송희준 정부3.0추진위원장은 “한국은 ICT 강국이자 전자정부 선도국가로 꼽히지만 차세대 서비스인 클라우드 분야에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이라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산시키고 해외에 수출할 성공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정부의 선도적인 도입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