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밝은 미래를 꿈꿔도 될까요?"
한국경제신문이 창간 51주년을 맞아 국민 5000명에게 물어봤습니다. 우리에게 희망이 있느냐고. 자식에게 물려줄 미래가 밝으냐고. 결과는 부정적이었습니다. 10명 중 8명이 ‘앞으로 더 나은 삶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답했습니다.

10년째 3만달러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1인당 국민소득(GNI).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여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조선 철강 등 주력산업.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인해 2%대로 추락하고 있는 성장잠재력…. 어디서도 밝은 면을 찾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우리의 밝은 미래를 꿈꿔도 될까요?"
더 심각한 건 이런 문제가 모두 구조적 요인 때문이란 것입니다. 국가 미래의 큰 그림을 그리기보다 눈앞의 이해에 매달려 포퓰리즘 입법을 쏟아내는 국회, 그런 정치권의 포퓰리즘 앞에서 무기력하기만 한 정부, 우리 아들딸의 일자리보다 내 일자리와 내 임금이 먼저라는 노조,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보다는 남 탓하는 데 익숙한 시민의식….

이대론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희망이 없는 건 아닙니다. 60여년 전 전쟁의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성취 DNA’가 우리에겐 남아 있습니다. 질곡의 역사 속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뤘다는 자부심도 갖고 있지 않습니까.

사진은 경기 하남시 천현초등학교 2학년 강나연 어린이입니다. 가수 영화배우 운동선수 외교관 등 하루가 다르게 장래희망이 바뀌는 꿈 많은 아이입니다. 마침 5일 여덟 번째 생일을 맞은 나연이가 우리에게 묻습니다. “제가 밝은 미래를 꿈꿔도 될까요?”

한국경제신문은 그 답을 찾기 위해 5일자 신문을 특별판으로 제작했습니다. 일반 국민 5000명과 경제전문가 400명에게 설문조사를 벌여 대한민국 현실의 민낯을 드러내고 대안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뉴스를 전달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지만, 오늘만큼은 뉴스 보도를 뒤로 돌린 채 우리의 미래를 고민해보려 합니다. 그만큼 우리 현실이 엄혹하고 미래가 위급하기 때문입니다.

차병석 경제부장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