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 매각주관사와 법원 측에 인수대금 납입과 관계인집회 연기를 요청했다. 팬택 김포 공장의 휴대폰 제조설비와 전국 애프터서비스(AS)센터 24곳을 추가로 인수하기로 하면서 인수대금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은 팬택 매각주관사인 KDB대우증권, 삼정KPMG에 4일까지 인수대금을 완납하기 어렵다고 통보했다.

팬택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의 투자 여부가 확정되지 않아 대금 지급이 늦춰지고 있다"며 "한달가량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쏠리드컨소시엄측은 당초 인도네시아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집중 공략하려던 계획도 일부 수정해 국내에서도 스마트폰을 판매하기로 했다. 쏠리드 컨소시엄은 지난 7월 매각주관사와 팬택 김포공장과 전국 AS센터를 제외한 기술 인력과 특허권만 인수키로 계약 했다. 팬택 관계자는 “AS센터가 없이는 영업이 어렵다는 국내 이동통신회사들의 강력한 요구로 AS센터를 추가 인수했고, 휴대폰 제조설비도 45억원에 사들이는 방향으로 매각주관사와 계약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컨소시엄 주도 기업도 기존 국내 광디스크 저장장치(ODD) 제조업체인 옵티스에서 코스닥 등록 통신장비업체인 쏠리드로 변경됐다. 쏠리드측은 인수자금 마련을 주도하고 옵티스는 인도네시아 네트워크를 제공하게 된다. 옵티스는 올해 초 인도네시아 국영통신사인 ‘텔콤인도네시아’와 상호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쏠리드는 최근 변양균 전 청와대정책실장을 회장으로 영입한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벤처투자사 스마일게이트의 투자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쏠리드측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 투자를 조건으로 공동 투자하겠다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팬택 회생 여부는 스마일게이트 등 투자자 모집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한편 법원은 쏠리드컨소시엄측이 매각주관사에 인수대금 납입 연기 요청을 들어주는 대신 운영자금을 부과시키기로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본계약 체결이 한 달 가량 늦어진 만큼 팬택의 인건비 등을 포함한 한달 치 운영자금 30억원을 쏠리드측이 부담하는 방안을 법원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