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문화공룡? 글로벌공룡과 싸우려면 체급 더 키워야"
"체급이 맞아야 글로벌 공룡 기업들과 싸울 수 있습니다. CJ그룹이 한국서 '문화공룡'이라고 불리며 대기업으로 간주되지만 세계 1위인 미국 미디어그룹 컴캐스트, 월트디즈니사와 겨루려면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이채욱 CJ그룹 부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미디어 세미나를 열고 "CJ의 문화사업 분야 매출을 2020년까지 현재의 4배 이상인 15조6000억원으로 끌어올려 글로벌 톱 10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CJ는 문화산업의 수직계열화, 수평다각화, 글로벌화를 통해 '2020년 글로벌 종합 콘텐츠 기업'이 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국내에서 수직계열화에 대해 비판하는 시각이 있지만 초기에 큰 투자비용이 들어가고 후속 사업의 경우 비용이 덜 드는 문화사업의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1999년부터 문화사업에 누적으로 7조5000억원을 투입했는데 대한통운 인수금액(1조7800억원)의 몇 배가 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직·수평계열화를 이룬 문화기업인 컴캐스트, 타임워너 등의 영업이익률은 20%대로 콘텐츠 사업만 하는 소니의 3배 수준이라며 수직계열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CJ그룹이 추산한 컴캐스트의 2020년 매출은 87조5000억원, 2위인 월트디즈니는 69조2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CJ그룹 문화 관련 계열사인 CJ E&M, CJ CGV, CJ헬로비전은 지난해 매출 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CJ는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매출을 4배 넘게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CJ CGV는 현재 6개 국가의 1637개 스크린(단관)을 2020년 12개국 1만여 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스크린의 약 80%, 매출의 65%를 해외에서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CJ E&M은 외국인들에게 친근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글로벌 지적재산권(IP) 확보에 주력해 세계적인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게 목표다. 현재 8.5%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20년 43%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영화사업부문은 중국, 동남아 현지 합작 영화 제작 및 배급을 확대한다. 방송사업은 해외 미디어 파트너와의 합작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진출하고 음악 및 공연사업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CJ그룹은 문화산업이 소비재 수출을 견인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화산업 내의 생산유발 및 부가가치 유발 효과 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 개선에 따른 화장품, 패션 등 소비재 수출 증가에 힘을 싣기 때문이다.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이 거세게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산업이야 말로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문화산업이 한국경제를 먹여 살릴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CJ가 중추적 역할을 하겠다"며 "비전 달성을 위해 문화사업 분야에 약 10조원 가량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지만 최고경영진의 부재로 과감한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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