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형은행 HSBC는 이달 초 철없는 직원들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직원 6명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동영상이 문제였다. 이들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조직원으로 분장해 인질을 처형하는 장면을 흉내냈다. 은행은 즉각 사과하고 직원 6명을 모두 해고했지만 이미 회사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은 뒤였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직원은 기업의 귀중한 자원이지만 때로 골칫거리로, 더 나아가선 내부의 적(敵)으로 돌변하기도 한다”며 “직원 관리 실패가 기업의 큰 위험요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최근호에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비용을 부풀려 청구하는 등의 일은 비일비재하다. 한 영국 제조업체에선 구조조정 명단에 오른 정보기술(IT) 부서 직원이 회사 자료를 지우고, 최고경영자(CEO)의 이메일을 공개하고, 음란물을 배포했다.

해킹 사건에도 관여한다. 캐나다의 온라인데이팅 사이트 애슐리매디슨은 지난 20일 세계 3700만명의 고객정보를 해킹당했다. 사이트 운영사인 아비드라이프미디어(ALM)의 조 비더만 CEO는 사건 직후 “내부자 소행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컴퓨터보안 전문가들은 2013년 1억1000만여명의 고객정보를 해킹당한 미국 유통업체 타깃도 내부자의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파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기업에 세 가지를 조언했다. 첫째,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직원을 파악하고 관리하라는 것. 특히 IT 관련 부서원을 내보내야 할 땐 지체없이 실행할 것을 권했다. 두 번째는 소프트웨어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고 사람이 직접 직원 동향을 파악하고 관리하라는 것. 끝으로 무엇보다 직원을 존중할 것을 강조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