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책특별위원회는 11일 질병관리본부와 삼성서울병원의 부실한 초동 대처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김상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메르스대책특위 전체회의에서 "이번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장은 삼성서울병원을 완전히 치외법권 지대처럼 다뤘다"면서 "오늘 발표에 의하면 전체 환자 122명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환자가 55명으로, 어마어마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부천에서 발생한 메르스 환자가 당국으로부터 접촉대상자로 사전에 분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삼성서울병원이 이렇게 허술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질병관리본부가 전혀 체크가 안됐다"고 말했다.

박혜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야단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이 문제인식을 못 느끼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병원인 삼성서울병원이 뚫려서 메르스 전파자가 나오는 것"이라 질타했다.

이에 정두련 삼성서울병원의 감염내과 과장은 "(삼성서울병원이 뚫린 게 아니라) 국가가 뚫린 것"이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회의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전체를 폐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에서 과장 한 명을 국회로 보내 모든 책임을 정부에 떠맡기고 '국가가 뚫렸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떠나도록 정부는 그냥 내버려둘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병원 폐쇄 문제에 대해서도 "삼성서울병원의 응급실 폐쇄뿐 아니라 병원 전체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의에서는 당국이 직접 나서서 메르스의 공기 전염 가능성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병실 창문을 통해 병원 복도나 밖으로 전파될 가능성을 제기했고,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그런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사를 했고 분석 중이다.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발표하겠다"면서도 "아직 공기 감염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특위는 이날 출석한 양 본부장과 정 과장이 메르스 사태 현장 최일선의 기관에 속한 책임자들인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질의를 마치고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질의 시간을 오전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전체회의 속개를 앞두고 오전 회의 때 참석했던 정재근 행정자치부 차관이 특위측에 알리지 않은 채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의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보건소 방문 수행을 위해 국회를 떠났다가 특위 위원들이 반발하자 뒤늦게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