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1위 바뀌나…CU-GS25 점포수 격차 74개로 좁혀져
편의점업계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2위 GS25가 꾸준히 점포를 늘리면서 1위 CU(옛 훼미리마트)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2년여 전 800개에 달했던 두 회사의 점포 수 차이는 70여개로 좁혀졌다. 이 속도라면 연내 GS25가 CU를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소비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편의점은 연 10% 안팎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선두주자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상반기 1·2위 바뀔 수도”

3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GS25 점포 수는 올 들어 197개 급증해 3월 말 기준 8487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분기당 평균 개점수 129개보다 훨씬 빨라진 확장세다.

반면 선두주자 CU의 확장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다. CU 점포 수는 올 들어 153개 늘어나는 데 그쳐 3월 말 기준 8561개다. CU 관계자는 “지난해 증시에 상장한 이후 외형보다는 수익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점포 수 차이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2012년 말 800개에 달했던 격차는 지난해 말 118개로 좁혀진 데 이어 올 1분기 말에는 74개로 줄었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추세라면 GS25가 이르면 상반기에 1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1위가 바뀌게 되면 2002년 이후 13년 만의 일”이라고 말했다.

1·2위와 3위 세븐일레븐과의 격차도 더 벌어졌다. 세븐일레븐의 1분기 말 점포 수는 7327개다. 작년 말 7230개에서 97개 늘어났다. 4위 미니스톱은 지난해 말 2002개에서 1분기 말 2021개로 19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두 회사 모두 “부실 점포를 정리하고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가 재작년 말 소규모 편의점업체를 인수해 출발한 위드미의 확장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2013년 말 100개 수준이던 위드미 점포 수는 올 1분기 말 630개로 급증했다. 연말에는 1000호점을 넘어서겠다는 게 신세계의 구상이다.

◆‘갑을’ 논란 딛고 연 10% 성장 중

편의점업계 판도에 변화가 나타난 건 2013년부터다. CU의 매장 증가세에 급제동이 걸린 것이다. 그해 CU 매장은 1곳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GS25는 같은 기간 7138개에서 7774개로 매장을 636개 늘리며 CU와 격차를 좁혔다.

업계 관계자는 “2013년 초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경영난을 호소하면서 ‘갑을’ 논란이 불거졌고, 이때부터 CU는 점포를 보수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해 2012년 12월부터 시행된 ‘모범거래 기준’도 영향을 미쳤다. 이 기준은 반경 250m 안에 같은 브랜드의 편의점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내실경영’ 바람이 불고 있지만, 백화점 마트 등의 성장이 정체된 것과 달리 편의점산업은 아직 연 10% 안팎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도 꾸준히 점포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