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투명경영위원회 설치…사외이사로만 구성
현대자동차가 국내 상장기업 중 처음으로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 주주 권익 보호 기구를 설치한다. 주요 경영 사항을 결정할 때 주주 권한을 우선하고 주주와 소통을 늘리기 위한 조치다.

현대차는 이사회 내에 투명경영위원회라는 주주 권익 보호 기구를 두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발표했다. 투명경영위원회는 기업 인수합병(M&A)과 자산 취득 같은 주요 경영 판단 상황이 발생할 때 이사회가 주주 권익을 반영하도록 하는 역할을 맡는다.

위원회는 현대차 사외이사 다섯 명 중 네 명으로 구성해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인 오세빈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사내이사진과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투명경영위원을 맡는 사외이사 네 명 중 한 명은 주주 권익 보호 담당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유재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현대차의 첫 주주 권익 보호담당 사외이사로 활동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액주주 권한을 보호하는 이중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주주 권익을 책임지는 사외이사를 별도로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각종 활동 내역을 현대차 지속가능보고서를 비롯한 다양한 통로를 통해 주주들에게 공개할 방침이다. 주주 권익 보호 담당 사외이사는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할 때 이사회와 주주 간 소통 역할을 담당한다.

현대차는 회사 차원에서도 주주와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상법 등에 따라 주주총회 1주일 전에 공시하던 감사보고서를 좀 더 일찍 공개할 방침이다. 외부 감사를 담당하는 회계법인을 선임할 때도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직접 보고할 예정이다. 해외 투자자를 위해 영문 형태의 주총 안건 설명 자료를 제공한다.

회사 관계자는 “주주 친화적 경영을 하기 위해 이사회 내에 사외이사만으로 독립적인 위원회를 설치했다”며 “주주 권익 향상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13일 정기주총에서 “소액주주 보호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투명경영위원회 설치를 적극 검토 중”이라며 “경영 환경과 시행 여건을 고려해 이사회 규정 등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