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작은 차이가 특별함을 만든다
20세기 초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은 벤츠와 BMW가 굳건히 지배했다. 벤츠는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슬로건 아래 명품을 강조했다. BMW는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을 내세우며 젊은 이미지와 운전의 재미를 앞세웠다. 후발주자였던 아우디는 고심 끝에 ‘기술을 통한 진보’를 내걸고 뛰어들었다. 벤츠와 BMW가 코너링과 승차감이 뛰어난 후륜구동을 채택한 데 비해 아우디는 이들과 다른 구동 방식을 내세웠다. 초기에는 전륜구동이었지만 주행 성능을 높이는 데 한계를 깨닫고 네 바퀴 모두에 동력을 전달하는 사륜구동을 개발했다. 아우디는 이와 함께 세계적인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의 주도로 디자인을 끌어올리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올라섰다.

《나음보다 다름》은 차별화 전략으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차별화의 핵심은 획기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 작은 차이를 만들어냄으로써 생존에 성공하는 전략이다.

책보다 출판사를 알리는 데 주력한 펭귄, 장난감 같은 주방용품을 만들어내는 조셉조셉 등은 자신의 분야에서 다름을 인정받은 대표적 브랜드다. 의식있는 소수를 겨냥한 애플의 차별화 전략도 신제품 개발에 압박받는 기업인들에게 영감을 줄 만한 사례다.

저자는 이런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차별화의 원리, 유지 방안 등을 설명한다. 가격이나 기능 면에서 ‘다름’을 만드는 방법, 소비자에게 그 ‘다름’을 인식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도 제시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