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치료제 시장 '기지개'…올해 첫 흑자 내는 제품 나올 듯
국내 줄기세포 치료제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월별 줄기세포 시술건수가 꾸준히 늘고, 올해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제품도 나올 전망이다. 또 지난 2월 유럽에서 줄기세포 치료제가 처음 허가를 받는 등 해외에서도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포스트의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무릎 연골 치료)을 사용한 시술건수는 1월 138건을 기록했다. 2012년 1월 허가받은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출시 첫해 월평균 25건이던 시술은 2013년 55건, 2014년 80건을 기록하며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월별 100건을 넘어서면서 올해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것으로 메디포스트는 기대하고 있다. 월별 시술건수가 150건을 넘어서면 줄기세포 치료제 부문이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호 줄기세포 치료제인 파미셀의 ‘하티셀그램’을 활용한 시술건수도 2013년 189건에서 지난해 225건으로 19% 늘었다. 시술받은 환자 중에는 외국인 환자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줄기세포 치료제 중 카티스템의 상용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 세계에 출시된 줄기세포 치료제는 총 6개로, 이 가운데 하티셀그램 등 4개가 국내 제품이다. 유럽에서 지난달 허가받은 이탈리아 제약기업 치에시의 ‘호노클라’(각막손상 치료)는 최근에 나온 치료제다.

그동안 치료제 허가에서 실제 투약까지 1년 넘게 걸렸던 기간도 크게 단축됐다. 국내 4호 줄기세포치료제로 지난해 7월 허가받은 코아스템의 ‘뉴로나타-알주’(루게릭병 진행속도 완화)는 지난 1월 처방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한양대병원 세포치료센터에서 처음으로 55세 여성환자에게 줄기세포 치료제로 투여됐다. 한양대병원 관계자는 “임상 결과 기존 치료제인 ‘리루졸’과 뉴로나타-알주를 함께 투여할 때 하나만 투여했을 때보다 질환 진행 속도가 느린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루게릭병 치료에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설명했다.

줄기세포 치료제 업체들이 시술건수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의사와 환자의 신뢰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줄기세포 치료제가 기대와 달리 초기 매출이 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도 임상 환자수가 많지 않아 신뢰성이 높지 않아서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