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1970>
<강남1970>
영화계를 강타한 '복고열풍'이 주식시장까지 흔들고 있다.

'국제시장'을 시작으로 '강남1970' '허삼관' '쎄시봉'까지 1950~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잇따라 개봉되면서 미디어플렉스 등 해당 영화의 배급사 주가도 함께 들썩이고 있다.

◆ 강남1970 기대…미디어플렉스 주가 상승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미디어플렉스 주가는 30%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해 말 4500원 선이던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 5000원을 돌파한 뒤 최근 6000원선을 넘어섰다.

주가 상승 배경에는 오는 21일 개봉하는 이민호·김래원 주연의 영화 '강남1970'이 자리하고 있다. 1970년대 강남땅 개발을 둘러싼 정치권력과 사내들의 거친 전쟁을 담은 이 영화는 작년 말 개봉한 국제시장에 이어 복고열풍을 이을 기대작으로 꼽힌다.

한류스타 이민호의 인기로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일찌감치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일부 중국팬들은 국내에서 이 영화를 보기 위해 단체 예약까지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강남1970의 흥행 여부가 1분기 미디어플렉스 실적과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현재까지 분위기는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남1970 역시 국제시장과 같은 '복고' 코드를 담고 있다"며 "최근 영화계를 포함한 대중문화계 전반에 복고가 유행하는 건 문화의 주 소비층이 20대 젊은층에서 40~50대 중장년층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갈수록 높아지는 청년 실업 탓에 젊은층 지갑은 얇아진데다 경기불황이 짙어지면서 중장년층도 어려웠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느낀다는 것. 얼마 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토토가 인기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 국제시장 천만 관객 동원…CJ E&M 턴어라운드

실제 앞서 개봉한 영화 국제시장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0년대 아버지 세대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현재까지 1000만 명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역대 한국 영화 흥행 순위로 13번째.

국제시장의 성공으로 배급사인 CJ E&M 주가도 올 들어 9% 이상 뛰었다. 증권가에서는 국제시장 선전이 CJ E&M의 지난 4분기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현정 SK증권 연구원은 "4분기 CJ E&M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5.8%와 44.7% 증가한 3546억원, 55억원으로 추정한다"며 "국제시장 흥행에 따른 영화부문 '턴어라운드'(회복)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CJ E&M은 다음달께 '쎄시봉'을 개봉해 영화계 복고열풍을 이어갈 계획이다.

미디어플렉스의 경우 '강남1970'을 발판 삼아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됐다.

김현용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지난 4분기 실적이 실망스러울 수는 있다"면서도 "'강남1970'을 시작으로 '조선명탐정2' '내부자들' 등 신작을 통해 올해 미디어플렉스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293% 증가한 106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상장한 배급사 NEW 역시 영화 '허삼관'으로 복고대열에 동참했다. 하정우·하지원 주연의 이 작품은 국제시장과 비슷한 시대를 배경 삼아 가족들만 보면 행복한 남자 '허삼관'의 인생을 그린다. 지난 14일 개봉해 삼일 만에 누적 관객 16만명을 넘어섰다.

허삼관 개봉을 앞두고 NEW 주가도 올 들어 전날까지 23% 넘게 뛰었다. 한 센터장은 "문화계 복고 키워드와 함께 올해 영화시장도 지난해 부진을 딛고 성장할 것"이라며 "주가상승 여력이 높은 NEW는 최선호주로 꼽을 만 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