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빚 3년새 1200만원 늘었다
가계 빚이 3년 전보다 가구당 1200만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자금 마련과 주택 구입을 위해 빚을 낸 가구 비율이 급증한 탓이다. 가구의 빚은 고소득층(1~5분위 중 5분위)보다는 중간 계층(2~4분위)에서, 20~30대보다는 40~50대에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18일 내놓은 ‘한국의 사회동향 2014’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부채는 5818만원으로 2010년보다 1200만원 늘었다. 가계 빚은 2010년 4618만원에서 2011년 5204만원, 2012년 5449만원으로 해마다 급격히 늘고 있다.

빚이 있는 가구 비율은 지난해 66.9%로 3년 전(59.8%)보다 7.1%포인트 증가했다. 가계 부채가 발생한 요인별로는 ‘전·월세 보증금 마련을 위한 임대보증금’ 항목이 31.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주택 구입을 위한 가계 대출’(22.8%), ‘사업자금 마련’(18.9%) 순이었다. 기타 부동산 구입(10.0%)을 포함하면 부동산 관련 대출이 64.6%를 차지했다.

부채는 고소득층보다는 중간계층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총부채 가운데 고소득층 비중은 2010년에 비해 2.7%포인트 줄었다. 반면 소득 2분위와 4분위는 같은 기간 가구 평균 부채 증가율이 각각 33%와 23%를 기록했다.

홍기석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 부채가 늘었던 2008년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라며 “치솟는 전셋값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빚을 지는 계층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40~50대 가계 부채 비중은 3년 새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부채 증가에도 국민이 보유한 자동차는 대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600㏄ 이상의 중·대형 승용차 비중은 2002년(51.2%)보다 28.6%포인트 증가한 79.8%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소형차는 41.3%에서 10.6%로 크게 줄었다.

또 65세 이상 노인 100명 중 11명은 △취업 △특정 단체 참여 △봉사활동 등을 하지 않고 △가사를 부탁할 사람 △돈 빌릴 사람 △이야기 상대가 없는 ‘완전 고립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섯 개 항목 가운데 한 개에만 해당하는 ‘거의 고립 상태’에 있는 노인 비율도 15%에 달했다. 노인 네 명당 한 명꼴로 고립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1999년 70%에 달했던 성인 남성 흡연율은 지난해 42.1%로 떨어졌다. 15년 전에는 성인 남성 열 명 중 일곱 명이 담배를 피웠으나 이제는 흡연자가 열 명 중 네 명꼴로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여성 흡연율도 4.6%에서 4.0%로 감소했다.

그러나 성인 남성 기준으로 보면 현재 한국 흡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흡연율은 남성과 여성 모두 이혼한 집단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한 남성의 흡연율은 64.1%, 이혼한 여성의 흡연율은 12.2%였다.

스마트폰 이용률은 2010년 3.8%에서 지난해 68.8%로 급격히 증가했다. 만 13세 이상 인구 열 명 중 일곱 명은 스마트폰을 쓰는 셈이다. 20대와 30대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95% 이상이었으나 50대는 51.2%, 60대 이상은 11.1%였다.

세종=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