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쌍의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의 그림자가 빙판 위에 드리워져 있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지난 주말 열린 국제빙상연맹 선수권대회에서의 한 장면이다. 피겨스케이팅 페어 부문이 피겨 종목의 꽃이라 불리는 것은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내는 특별한 아름다움 때문이다.

빙판을 우아하게 미끄러지다 때로는 하늘 높이 솟구치는 연기는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보기는 좋아도 준비하기 어려운 게 이 종목이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동반자의 실수는 곧바로 감점으로 이어진다. 두 사람의 실력이 함께 성장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페어 종목 훈련 도중 상대의 실수에 짜증을 내서는 안 된다. 끝까지 참고 상대를 격려해야 연기를 완성할 수 있다.

우리의 일상도 그렇다. 나 혼자 잘한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지 않는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다독이고 밀어줘야 결국 나도 빛나게 되는 것이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