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트라우마'…美 개인투자자 증시 떠난다
미국의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의 ‘트라우마(정신적 충격)’가 아직 치유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중앙은행(Fed)과 미시간대 연구보고서를 인용,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가가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섰던 2010~2013년 미국의 540만가계가 주식시장을 떠났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전체 가계에서 주식을 직접 투자하는 가계 비중은 2001년 30%에서 작년 말 16%로 감소했다. 이는 1962년 수준이다.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하위 90% 계층이 주식 비중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때 주가 폭락으로 큰 손실을 본 중산층이 주식시장을 떠난 뒤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프랭크 스태퍼드 미시간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위기 이후 실업 등으로 소득과 자산이 줄어든 개인들이 주식투자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린 것 같다”며 “이들이 단기간 내에 주식시장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Fed에 따르면 미국에서 주식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가계 비중은 2007년 53.2%에서 2013년 48.8%로 감소했다. 하지만 소득 상위 10% 계층은 그 비율이 90%에서 93%로 늘어났다. 지난 5년간 지속된 주가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가 고소득자에 집중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2013년 기준 소득 상위 3%가 미국 전체 부의 54%를 차지하고 있다. 1989년의 45%보다 훨씬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하위 90%가 차지하는 부의 비중은 33%에서 25%로 감소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