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 진앙지는 중국…반도체 휴대폰 등 가공·중계무역 타격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이 최근 흔들리고 있는 것은 최대 수출대상국인 중국의 산업구조가 단순 가공·조립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부품·중간재 수출이 줄어들면서 구조적으로 대중(對中)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수출은 전분기보다 2.6% 줄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가장 큰 원인은 그동안 가공무역을 통해 대중 수출을 늘려온 스마트폰 디스플레이패널 등이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가공무역은 국내 기업이 해외 가공업체에 원재료·중간재 등을 제공하고 가공품을 국내로 반입하거나 해외에서 판매하는 거래를 뜻한다. 해외에 많은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삼성 현대자동차그룹 등의 글로벌 수출전략을 지탱하는 축이기도 하다.

지난 1~9월 대중 수출액 1061억달러 중에서 부품·소재 수출(693억달러) 비중은 65.3%에 이른다. 그만큼 대중국 수출에서 가공무역의 비중이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중국이 고부가가치 산업 위주로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등 주요 전자부품을 국산화하고, 그 여파로 한국 수출이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도 가공무역 제한 조치를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중국 수출입에서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41.1%에서 2010년 38.9%, 2012년 34.8%, 올해 상반기 31.6%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대신 독립채산형 현지법인 형태를 선호하면서 외국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모든 생산활동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가공무역에 이어 중계무역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대표적인 품목은 스마트폰이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해외 생산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가 최근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등 중국 기업에 시장을 빼앗긴 점도 3분기 국내총생산(GDP)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