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인천 서해뱃길 '유람선' 뜬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핵심 사업으로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백지화됐던 서해뱃길(여의도~김포터미널)이 3년 만에 다시 열린다. 서울시는 서해뱃길을 경인 아라뱃길(김포터미널~인천 서해)과 연결해 중국 관광객을 대거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서해뱃길 유람선 노선을 활성화할 것”이라며 “우선 다음달 예정된 인천아시안게임 때 서해뱃길과 아라뱃길을 통과하는 유람선의 임시 운항을 위해 업체와 협의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오 전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서해뱃길은 김포와 여의도를 잇는 뱃길사업이다. 당시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아라뱃길과 연결해 중국 등지의 관광객을 서울까지 뱃길로 끌어들인다는 게 목표였다. 서울시는 1000t급 이상 유람선이 한강을 오갈 수 있도록 5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한강 양화대교 교각 확장 공사를 했다. 하지만 2011년 10월 박 시장 취임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박 시장은 “서해뱃길은 대표적인 전시·홍보성 토목사업”이라며 서해뱃길 사업을 전면 백지화했다.

서해뱃길 사업이 중단되면서 인천과 여의도를 오가는 유람선은 현대해양레저가 주말마다 운영하는 37t급 한 척에 불과하다. 서해뱃길과 맞닿은 아라뱃길도 타격을 입었다. 정부는 2조7000여억원을 들여 아라뱃길을 건설했지만 지난해 여객수송비율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측 대비 34.6%에 그쳤다.

그러나 서울시는 뱃길을 통한 관광객 유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서해뱃길을 다시 열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정부가 지난 12일 열린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유람선 관광 활성화 등을 포함한 한강 개발을 발표한 것도 서울시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각 확장 공사 및 준설 공사가 올해 마무리돼 1000t급 유람선이 한강을 오가는 데 안전상의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1000t급 이상 유람선이 정박할 선착장도 여의도에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가 한강 개발을 공식 발표한 만큼 선착장 건설에 국비를 지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정부와 협의해 선착장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우선 다음달 19일부터 보름 동안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 기간에 여의도와 인천을 오가는 유람선을 임시 운항해 달라는 인천시의 요청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국영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현재 한강유람선 사업을 하고 있는 이랜드 측과 임시 운항을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랜드 고위 관계자는 “수익성 문제가 있긴 하지만 정부와 서울시가 지원을 해준다면 긍정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