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주의 하락세가 가파르다. 업황 악화에 주가연계증권(ELS)으로 인한 수급 문제까지 겹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 떨어져…
20일 에쓰오일은 7.16% 하락한 4만7350원에 장을 마쳤다. 에쓰오일 주가가 4만원대로 내려앉은 것은 2004년 7월 이후 10년 만이다. 정유업종 대장주인 SK이노베이션도 이날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9만28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5년여 만에 처음 9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GS칼텍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GS도 이날 0.91% 하락했다.

정유 3사는 2분기에도 큰 폭의 손실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이 503억원, GS칼텍스 710억원, 에쓰오일은 54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정제마진 약세에 환율 급락으로 인한 재고평가 손실이 컸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은 4년래 최저 수준”이라며 “가동률 조절로 마진 회복을 시도하겠지만 하반기 중국 정유설비 증설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2011년 발행된 ELS 물량도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다. ELS가 원금 손실 구간(knock in·녹인)에 접어들면 발행사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수한 물량 청산에 나선다. 정유주 주가가 2011년의 60%대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ELS 매도 물량이 늘어나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영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청산물량이 나올 수 있어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