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기 비관적"…다시 꺾인 소비심리
세월호 참사 여파를 딛고 지난달 소폭 반등했던 소비심리가 이번달에 다시 뚝 떨어졌다. 실물경제 지표들이 부진한 것으로 속속 드러나자 가계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됐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5로 지난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지난 2~4월 108을 유지하다 세월호 참사 여파가 집중된 5월 105로 급락했다. 지난달 107로 소폭 반등하며 회복세를 보였으나 한 달 만에 다시 5월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이 지수는 100보다 크면 경기에 대한 소비자 기대심리가 과거(2003~2013년) 평균에 비해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CCSI는 가계수입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총 6개의 세부 지수로 구성된다. 이달엔 6개의 세부 지수가 모두 전월 대비 하락했다. 경기가 저점을 친 시기로 추정되는 2012년 11월 이후 1년8개월 만에 처음 나타난 현상이다.

가계가 6개월 후의 경기를 현재와 비교해 어떻게 전망하는지를 나타내는 향후경기판단지수는 이달 92로 지난달(98)에 비해 6포인트나 떨어졌다. 세월호 참사의 직격탄을 맞았던 5월(94)보다도 2포인트 낮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경기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지수는 75로 전월 대비 4포인트 낮아졌다. 세월호 참사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4월 조사에서 이 지수는 91이었다. 3개월 만에 16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현재생활형편(92→91), 생활형편전망(101→100), 가계수입전망(102→101), 소비지출전망(110→109) 지수도 전월보다 1포인트씩 떨어졌다.

이는 국민이 각종 지표를 통해 ‘내수 부진’을 숫자로 확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장윤경 한은 통계조사팀 조사역은 “세월호 참사 여파를 반영한 실물경제 지표들이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한국은행과 각 경제전망기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낮춰 잡자 경기가 안 좋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