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조 국제통신공업 사장이 경기 남양주 공장에서 대형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의 작동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김성조 국제통신공업 사장이 경기 남양주 공장에서 대형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의 작동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1995년 이화전기에 다니던 김성조 대리 등 핵심기술자 7명이 동시에 사표를 냈다. 이화전기는 당시 국내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 시장의 지배자였다.

그런데 회사 주인이 바뀐 후 연구개발을 소홀히 하고 외국 기술을 들여오는 데 중점을 두자 김 대리는 동료들과 함께 회사를 그만뒀다. 그리고 독자 기술로 UPS 개발에 착수, 12년간 연구개발에만 몰두했다. 김 대리는 그동안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산까지 쏟아부었다.

2006년 말 100% 국내 기술로 고효율 디지털 UPS 개발에 성공했다. 이들이 세운 국제통신공업은 독자기술을 앞세워 국내 UPS 시장의 강자가 됐다. 300개가 넘는 품목이 조달청 우수조달품목으로 선정됐다.

○국산 기술로 특허만 20개

김성조 사장은 “현재 순수 국내 기술로 UPS를 만드는 회사는 국제통신공업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UPS는 전기를 보관하고 있다가 정전이 되면 전기를 공급해주는 장치다. 전산실 병원 체육관 은행 등 대형시설에서는 반드시 갖춰야 하는 장비다. 국제통신공업의 주력 품목은 수천만원에서 최고 3억원까지 하는 대형 UPS다. 100% 디지털 제어가 가능한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국제특허도 받았다. 여러 대의 UPS를 연결해 운전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그동안 받은 특허만 20개다. 그는 “100% 국산화한 높은 기술력이 조달 시장을 장악한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자는 미국 GE와 일본 도시바 등이다.

아직 조달 시장 외에 일반 시장에는 진출하지 않았다. 김 사장은 “대형 UPS는 병원에서 사용할 경우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장치이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불가능하다”며 “생산능력 한계 때문에 조달 시장만 공략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 민간 시장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비상상황에 대비해 축적해 놓은 전기를 전력 사용량이 많은 때에 쓸 수 있는 기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주요 타깃이다. 김 사장은 “정전 시 쓰기 위해 축적해 놓은 전기가 국내 전기 사용량의 10%가량 되는데 이 전기 대부분은 버려진다”며 “예비용 전기를 전력 사용이 많은 피크타임 때 쓰고, 전기요금이 싼 밤에 다시 충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산은 국제통신공업이, 판매는 LG CNS가 담당할 예정이다. 그는 “이 장비를 사서 전기를 축적해 쓰면 몇 년 후엔 장비값만큼 절약효과를 보기 때문에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 주거 문제 ‘해결사’

국제통신공업의 또 다른 특징에 대해 김 사장은 “순이익이 나면 33%는 재투자하고, 33%는 직원 복지에 쓰고, 33%는 기부하기로 직원들과 약속했다”고 말했다. 직원이 80명 정도인 회사에 연수원이 있고, 회사 안에는 탁구장 당구장 노래방 식당도 있다.

김 사장은 현장 근로자 상당수가 보증금 수천만원짜리 월세에 사는 것을 안 이후 경매에 뛰어들었다. 2억4000만원 정도 하는 아파트를 경매를 통해 1억6000만원에 낙찰받으면 80% 융자가 가능하다. 1억3000만원 융자가 있는 집을 직원에게 명의이전하면 직원들은 기존 보증금을 빼 이 집을 사고 1억3000만원에 대한 이자(약 50만원)를 내고 원금을 갚아나가면 된다. 김 사장이 부담하는 것은 경매 수수료 500만~600만원 정도다.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직원 등을 위해서 지난해 전원주택 10채를 지어 원가인 약 1억6000만원에 분양했다. 현재 시가는 4억원이 넘는다. 그는 “모든 직원이 주인이라고 생각하게 해주고 싶다. 6개월 이상 근무한 직원은 한 명도 회사를 나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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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