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UAE(아랍에미리트) 원전 운영권 확보에 대비해 올해 채용 인력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렸다고 한다. 2017년 준공될 원전 1호기를 비롯, 한국에서 건설할 4기의 원자력 발전소 운영에 투입할 인력이다. 한수원은 2020년 완공될 4호기의 정상적 운영까지 포함해서 최장 60년에 걸친 운영권 사업을 따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계획대로 계약이 성사된다면 앞으로 10년간 고용창출 효과가 11만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일회성 건설사업을 훨씬 능가하는 해외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는 셈이다.

더구나 UAE는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의 교두보로 지정학적 가치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국가다. 두바이공항이 런던공항에 이어 세계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UAE에 있는 한국 기술자들의 힘찬 함성이 세계로 퍼져나갈 것 같은 기대를 갖게 한다. 그 함성은 물론 70년대 중동에 진출했던 해외건설 근로자의 피와 땀을 기억하고 이를 21세기로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발로일 것이다.

플랜트 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집약형 산업으로 전후방 연관효과가 엄청난 산업이다. 제조업의 세 배, 서비스업의 두 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수출에 따른 국가 간 통상마찰 및 수입규제가 적고 외화가득률도 50~60%에 이르고 있다. 원전 플랜트 수출은 보다 정밀한 기술력을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그 효과는 배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새로운 일자리가 어떻게 창출되는지 보여주는 게 대표적 성과다. 일자리는 생산성이 낮고 새로운 일감이 없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쪼개고 나눈들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는다. 소위 사회적 일자리의 허구성이 여기에 있다. 결국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하고 투자가 이뤄지는 과정에서만 일감이 생겨나고 그 결과가 바로 일자리다. 원전 플랜트 생태계가 만드는 일자리는 한수원이 예상한 것보다 더 늘어날지 모른다. 지리적 혹은 밸류체인상 인접 시장과의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진화하고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