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공채 1주일 앞두고 '영어 기준' 상향
지난 18일 서강대에서 열린 삼성중공업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김모 씨(27)는 한층 높아진 어학자격 기준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해외영업 부문을 준비해온 김씨는 당초 지원자격에 맞춰 토익스피킹 7급을 따놓은 상황에서 지원자격이 한 단계 뛴 8급으로 조정됐다는 사실을 접했기 때문이다.

삼성 지원서 접수를 1주일 앞두고 갑작스레 높아진 어학성적 기준에 삼성 입사 희망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삼성그룹은 19일 오전 11시께 ‘삼성커리어스’를 통해 상반기 3급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냈다. 채용공고를 낸 16개 기업 가운데 어학성적 기준에 변화를 준 기업은 7곳이었다. 6곳은 어학성적 기준을 올렸고 1곳은 하향 조정했다.

삼성중공업 해외영업은 오픽(영어 말하기 시험)을 IH에서 AL로, 토익스피킹은 7급에서 8급으로 한 단계 올랐다. 삼성에버랜드 패션 분야 상품기획·영업부문도 오픽과 토익스피킹을 한 단계 올렸다. 삼성물산 건설 분야 기술부문과 삼성SDS ICT기술개발부문, 제일모직 연구개발·엔지니어부문, 제일기획 글로벌비즈니스 등은 오픽과 토익스피킹 기준이 한 단계씩 뛰었다.

올 상반기 인문계 채용계획이 없는 삼성엔지니어링은 유일하게 시공기술·안전부문의 어학성적 기준을 IM→IL(오픽), 6급→5급(토익스피킹)으로 한 단계 낮췄다.

삼성의 일부 계열사가 이처럼 어학성적 기준을 높인 것은 치솟는 경쟁률을 낮추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원서접수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구직자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취업준비생은 “작년 기준으로 어학성적을 받아놓은 뒤 공고가 뜨기만을 기다렸는데 억울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도 “멘붕에 빠졌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한편 삼성은 다음주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3급 신입사원 공채원서를 받는다. SSAT 시험일은 4월13일이다. 삼성은 서류전형에서 최소 학점·어학성적 기준을 충족하면 SSAT를 볼 기회를 주고 있다.

공태윤 기자/이도희 한국경제매거진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