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배워보니 한국 경제성장 비결 알겠더군요"
“매사에 성실한 한국인의 특성이 빠른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태권도에는 그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미첼 바라닷 주한 온두라스 대사)

“파라과이에서 태권도의 인기는 무술 종목 중 단연 1위입니다. 제 두 딸도 다음주 태권도 시범을 합니다.”(세페리노 페랄타 주한 파라과이 대사)

지구 반대편 국가에서 온 두 대사의 태권도 사랑은 유별났다. 지난 7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에서 열린 ‘세계태권도평화봉사단 성과보고회’에 참석한 이들은 “태권도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한국의 국민성이 녹아든 문화의 정수”라고 입을 모았다.

미첼 바라닷 대사는 30년 넘게 태권도를 수련했다. 그의 스승은 온두라스 진출 1세대 한국인인 고(故) 송병경 사범이었다. 바라닷 대사는 “예의를 갖추면서도 역동적인 태권도의 매력에 빠졌다”며 “송 사범은 가라데 등 다른 무술 지도자들보다 성실했고 온두라스인과도 가깝게 지냈다”고 회상했다.

바라닷 대사는 송 사범의 딸 이백씨와 결혼까지 했다. 그는 “세계태권도평화봉사단의 활동으로 많은 온두라스 청년들이 한국 문화와 정신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세페리노 페랄타 대사도 만만치 않다. 태권도 등 한국 문화에 조예가 깊은 그는 아예 ‘박대수’라는 한국 이름까지 갖고 있다. 그는 “파라과이에는 한국인 학교, 음식점은 물론 찜질방까지 있을 정도로 한국 문화가 널리 퍼져 있다”고 전했다.

두 대사는 “태권도만큼 배우고 싶은 게 한국의 경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온두라스는 새마을 운동을 차용한 ‘더 나은 삶’ 운동을 펼치고 있다. 바라닷 대사는 “한국인의 자세는 태권도를 통해, 경제 발전은 새마을 운동을 통해 배웠다”며 “앞으로 한국 기업의 투자도 더 많이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랄타 대사는 “파라과이 정부는 최근 투자 유치를 위해 각종 친기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파라과이의 법인세는 10%로 브라질(34%), 아르헨티나(35%)보다 낮고 전기값도 주변국의 4분의 1 수준이다. 그는 “파라과이엔 한국인 이민자가 10만명이나 있고, 이 중 많은 사람이 경제적 성공을 거뒀다”며 “태권도로 다져진 한국과 파라과이의 우애가 경제 협력으로도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